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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희라의 동방불패] 中・홍콩증시 달아오른다…ETF 등 대륙자금유입 급증
올 270억달러 순매수
홍콩 증시 10% 급등
중국 ETF, 블랙록 추월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차이나머니가 대거 몰려들면서 홍콩증시가 유례없는 불마켓(상승장)을 연출하고 있다. 낮은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 희소 종목, 미중 갈등 해소에 따른 반등 기대 등이 홍콩증시의 매력이다.

올들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270억달러 규모의 홍콩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한해 전체 순매수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홍콩항셍지수는 올들어 10% 급등했다. 오름폭이 글로벌주식시장지수(MSCI ACWI)의 무려 4배다. 홍콩항셍지수가 조만간 3만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항셍지수는 20일 2만9962.47로 장을 마쳤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서는 지난 19일 ‘홍콩주식’ 검색건수가 630만개에 달했다. 12월 말에 비하면 7배나 많다고 한다. 홍콩 주식 투자 열풍은 증권사 계좌 개설 급증에서도 보여진다. 중국 증권사의 증권선물 책임자인 주윈펑은 “지난주말 새 계좌 신청이 50%나 늘었다”면서 그야말로 홍콩 투자의 시대라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종목은 미국 증시에서 퇴출당하거나 미국의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다. 지난 14일 차이나모바일, CNOOC 등의 매수량은 중국과 홍콩 교차거래를 통한 전체 매수량의 10%에 달했다.

덕분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금새 회복됐다. 차이나모바일 등 국유 통신사 3곳의 주가는 올들어 7% 올랐다. 가장 최근에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샤오미도 첫날 주가가 10% 넘게 떨어졌지만 20일 기존 주가를 모두 회복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에 열광하는 것은 저평가 요인이 크다. 지난해 10월 중국과 홍콩 증시의 수익률 격차는 무려 50%에 달했다. 비록 최근 홍콩증시가 오르면서 33%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저렴하다. 홍콩 항셍지수의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12.7배, 상하이선전 대형주로 구성된 CSI 300지수는 19.6배다. 의료, 보건, 기술 등 코로나19에 따른 반짝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도 홍콩에 주로 상장돼 있다.

중국 공모펀드의 성장도 홍콩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거들고 있다. 글로벌 투자분석기관 모닝스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중국에서는 1400여개의 공모펀드가 새로 생겼다. 이들은 4880억달러를 모집했는데, 2019년의 2배 수준이다. 이들은 주로 대형주에 투자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공모펀드 자금의 3분의 2가 100개 항목에 집중돼 있다.

선전그랜드골드캐피탈의 게리 장은 “본토 자산운용사들은 펀드의 50%를 홍콩주식에 넣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개발, 은행, 보험 등 주가가 떨어져 있는 주식이나 미국의 공격을 받은 기업에 투자한다. 미중관계가 회복되면 이들 주식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장지수펀드(ETF)가 글로벌 최대 자산 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ETF 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자산관리가 운용하는 CSI 300지수 ETF 운용자금은 지난 19일 27억달러로 급증하며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FTSE A50 중국 ETF를 따라잡았다. 블랙록은 투자금지 조치 이후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통신사를 자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뺐다. 미국 투자자들은 발을 빼지만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유럽에서는 중국기업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거세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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