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불명확한 코로나 이익, 공유는 자발적 참여로 한정해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코로나19 이익공유제가 그야말로 눈덩이 구르는 모습이다. 점점 부피가 커지고 속도도 빨라진다. 곧 누구도 제어하기 불가능한 힘으로 굴러갈 상황이다.

애초 이 대표가 지난 11일 제안한 내용은 “코로나로 많은 이득을 얻는 계층이나 업종이 이익 일부를 사회 기여에 피해가 큰 쪽을 돕는 다양한 방식을 우리 사회도 논의할 만하다”는 것이었다. 자발적 캠페인 성격이 강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기자회견에서 ‘자발적 참여기업’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호응했다. 하지만 불과 열흘 만에 비대면 경제로 혜택을 본 플랫폼기업은 물론 대기업과 금융권으로까지 대상이 확대되더니 이제 여당에선 한시적 특별법을 거론하고 있다.

사실 이익공유제는 특별할 것도 없다. 이번에 처음 나온 개념이 아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협력이익공유제’를 꺼낸 게 2011년이다. 벌써 10년 전 MB 정부 때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기업소득환류세제도 같은 개념이다. 이번 문재인 정부도 공약으로 ‘협력이익배분제’를 내놨다. 주요 대상이 잘나가는 대기업에서 코로나19 호황기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익의 쏠림 현상을 공동체적 노력으로 보완하자는 취지는 선하다. 국가가 추구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다. 모든 정부에서 시도해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가려 한다”는 비난은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도 이익공유 개념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가장 중요한 건 공유해야 할 이익의 개념 정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많이 번 것은 맞는데 어디까지가 특별한지 계량화할 수가 없다. 지난 2018년 협력이익공유제 논의 당시에도 ‘초과이익’의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게다가 이익 공유의 대상이 왜 꼭 기업에만 국한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도 없다. 코로나19로 대박 난 기업에 투자해 큰돈을 번 개인은 이익을 공유하지 않아도 되는가.

결국 이익공유는 현재로선 자발적 참여만이 유일한 길이다. 캠페인의 성격을 넘어설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실패하기 십상인 게 자발적 참여다. 전 국민 대상의 1차 재난지원금 집행 때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했지만 기부 실적은 1.9%에 불과했다. 한·중 FTA로 이득 보는 제조업에서 손해 보는 농수산업자를 돕자는 ‘농수산상생발전기금’도 1조원 목표에 2000억원도 안 되는 돈만 모았을 뿐이다.

그렇다 해도 강제해서는 안 된다. 유인책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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