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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 없는 공연·온 오프극장 ‘배리어프리’…공연계 맏형 국립극단 ‘시대의 화두’ 품고 새출발
김광보 신임 예술감독, 올 사업계획 발표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오늘의 새로운 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연극을 제작해야 한다”는 가치를 바탕 삼아 공공성 강화, 표현의 자유,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반영해 국립극단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극단 제공]

연극은 언제나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었지만, 작품이 태어나는 창작 환경까지 시대와 호흡하진 못했다. 전 세계적 ‘기후 위기’ 속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고, ‘열린 극장’을 강조하면서도 ‘무장애 공연’은 다수의 작품 속에서도 빈곤했다. ‘표현의 자유’를 미덕이라 여겼으나, ‘블랙리스트’는 창작자들의 숨통을 조였다. 연극계의 맏형격인 국립극단은 다시 시대와 호흡하며 새로운 담론을 수용하기로 했다. ‘기후 행동’, ‘배리어 프리’, ‘표현의 자유’ 등 시대 화두는 올 한 해 국립극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광보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임기(2021~2023) 내 중점 사업 방안을 발표했다. 그 중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국립극단의 운영 가치 중 하나로 꼽은 것이 이례적으로 비친다.

그간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무대를 선보이는 공연계에선 무대 세트나 소품 폐기 문제 등이 난제로 꼽혀왔다. 국립극단은 ‘적극적인 기후행동’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공공 극장 모델”을 만들고, “연극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들이 최소한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개념들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감독은 “연극 제작 과정에서 적지 않은 탄소가 배출된다”며 “세계적인 추세 역시 (무대와 소품 등을) 줄여나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이것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공연창작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탄소 발자국 줄이기를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행동은 어느 한 단체나 개인의 힘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연극계가 공통의 인식을 가지고 ‘공유적 가치’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이에 “소품, 소도구, 의상 등 타단체에서 대여를 요청한다면 제도를 마련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저희가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을 통해 지구를 보호하고 환경을 아끼는 연극 제작 문화를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모두에게 열린 극장, 누구나 평등하게 연극을 즐길 수 있는 공공극장을 만들어가는 것도 국립극단이 내건 가치다. 무장애 공연, 배리어프리의 확대다. 만드는 주체로의 연극인, 관람 주체인 관객, 주제를 담는 작품 모두에 해당한다. 어디서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극장도 올해 정식으로 문을 연다.

김 감독은 “무장애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장애예술 희곡 및 작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장애 관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시설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무장애 공연은 오프라인은 물론 음성 해설, 수어를 삽입해 온라인 극장에서도 적용된다. 올해 국립극단이 선보일 작품 중 베리어프리를 위해 쓰인 희곡은 오는 10월 개막할 구자혜 작, 연출의 ‘로드킬 인 더 시어터’다.

또 국립극단은 무대 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며 연극인들이 안전하고 창의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약속했다. 김 감독은 “예술은 예술가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극대화해 그것을 보편화하는 것이 예술의 과정이라 생각한다”라며 “누구나 자유롭게 예술적 가치를 행할 수 있게 자유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정권에서 국립극단이 연루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도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립극단은 오는 2월 26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파우스트 엔딩’을 시작으로, 올 한 해 총 20편의 작품을 올린다. 지난 해 코로나19로 공연하지 못한 작품들도 포함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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