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대표.[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한 시민단체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출자해 설립한 법무법인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요청했다. 해당 법무법인이 박 후보자와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출자해 설립한 법무법인 명경(이하 명경)이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으니, 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며 “서울지방국세청에 특별세무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명경은 박 후보자가 2012년 1000만원을 출자해 공동 설립한 로펌으로, 부동산 관련 법률 지원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박 후보자는 2012년 명경 지분 33.33%(가액 1000만원)를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2014년에는 해당 지분(1000만원)을 처분한 뒤 2016년 다시 취득(1000만원)한 것으로 신고했다.

명경의 연매출은 2014년까지 1000만원이었으나, 박 후보자가 지분을 재취득한 뒤인 ▷2018년 11억8950만원 ▷2019년 13억2000만원 ▷2020년 32억8313만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이기도 하다.

법세련은 “공교롭게도 박 후보자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있을 때 명경의 매출이 증가했다”며 “법사위는 검찰과 법원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상임위원회”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경이 버젓이 홈페이지에 박 후보자의 이름을 올리고, 영업에 박 후보자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전형적인 실세 정치인 마케팅”이라고 적었다.

회견에서 법세련은 “박 후보자가 명경의 대표변호사를 사임했지만, 명경은 여전히 박 후보자를 대표변호사로 홍보했다”며 “이는 명경으로부터 수익을 받았거나 받을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경은 박 후보자의 수익을 현금으로 지급했을 가능성이 있고, 만약 현금으로 지급했다면 회계장부에 드러나지 않게 해야 하므로 비자금으로 지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탈세했을 수 있으니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