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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③] 페북정치는 독일까 약일까
왼쪽부터 이재명,이낙연, 윤석열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 때 일이다. 본보 2017년 7월23일 온라인보도된 내용이다. 당시 남 전 지사는 팔굽혀펴기 동영상을 이날 오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배경 음악은 매일 바뀌었다. 직접 카메라를 설치하고 남 지사는 간단한 멘트와 함께 팔 굽혀펴기를 시작했다. 실시간 방송이어서 지인들이나 지지자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문제가 발생했다. 파주 등 경기북부에서 호우특보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에 시작된 남 지사의 팔 굽혀펴기는 운동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다. 선곡이 문제였다. ‘싱 인더 레인’을 배경음악으로 선곡했다는 멘트가 나올때 깜짝 놀랐다. 호우피해에 절대 맞지않는 음악이다. 두번째 ‘멘붕’은 남 지사의 개념없는 멘트였다. “오늘도 여러분 빗속에서 춤추는, 빗속에서 노래하는 그러한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였다.

경기북부를 공략하기위해 ‘남(南)경필 대신 북(北)경필’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던 남 지사에겐 불행이 순식간에 찾아와 파괴했다. 재빨리 기사를 작성했다. 경기 북부민들은 분노했다. 한방에 경기 북부가 날아갔다. 협상이 들어왔지만 타협은 없었다. 결국 남 지사 페북 글은 삭제됐다.

그에게 ‘펜객 호위무사’가 있었다면 재빨리 선곡을 바꿨을 것이고, 사전에 그러한 일도 일어나지않았을 것이다. 기사 빼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글 솜씨는 웬만한 기자를 압도한다. 일단 시선이 남다르다. 똑같이 네모를 볼때 세모 부분만 따로 보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성남시장 재직시절 기자회견 10분전에 본 연설문이 맘에 안든다고 5분만에 연설문 전체를 통째로 바꿨다. 비포어와 애프터를 비교해보니 역시 이재명 이었다.

수많은 공격과 비난화살이 날아올때 그는 혼자 페북을 통해 방어했다. 페북은 그에게 창이자 방패였다. 그는 양 보다 질이다. 똑같은 기사가 수십개가 포털에 달리는 것을 별로 달갑게 생각치않는다. 제목이 ‘섹시’한 기사 1개만 있으면 충분했다. 그는 이걸 찾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고 멘트를 단다. 성남시장 재직시절 모 단체가 검찰에 고발한 트위터 기사 제목 건수 중 88% 이상이 내가 쓴 기사 였다고 고발장에 써있다. 10개중 9개 꼴이다. 이 단체는 성남시청 공보관실과 공무원들이 댓글을 단다고 검찰에 고발했는데 내 메일에도 날아왔다. 일종의 협박이다. 개의치않았다.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면서 이 지사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언론 특보들이 분야를 나눠 페북 글을 만들고 이 지사 재가를 받는다. 하지만 좀처럼 재가를 받는 일은 쉽지 않다. 그는 대충이란 단어와 호락호락이란 말을 싫어한다.

특히 재난기본금 처럼 예민한 상황은 직접 글을 쓴다. 대법원 판결을 앞뒤고 생(生)과 사(死)를 앞둔 한 ‘아비의 심정’을 직접 써 올린글은 새벽타임이다. 재정적인 걱정을 하는 평범한 두 자식의 아버지의 걱정이 담겼다. 나는 이 지사의 페북글을 보면 직접 쓴 글인지, 펜북 무사가 쓴 글인지 금방 안다. 남경필 전 지사는 아들 사건이 한창일때 모 중앙지에 쓴 “아비의 심정을 담은 글이 직접 쓴 글이 아니다”라는 진위논란에 빠졌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것은 부하 직원들의 손을 빌리면 안된다는 취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SNS에 동참하는 정치인이 늘면서 공인 페북을 지켜보면 엉터리가 참 많다. 자신의 개인 페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출마를 해 공인이 된 이상 시민들에겐 공인 페북도 된다. 아무렇게 막 써 내려가고, 표현도 거칠고, 일기장 형식으로 써낸 공무원 출장 내용같은 글은 주목 받지 못한다. 차라리 페북 활동은 안하는것이 낫다. ‘더민주당 대표로 출마할까요’ 라고 페북이나 트위터에 글을 올려 관심을 끌고, 판단이 어려운 사안을 올려놓고 국민들이 관심을 쏟게하는 참여형 SNS는 이 지사 특기 중에 특기다.

적벽대전=왼쪽부터 이낙연의 신연수, 이재명의 김남준

동아일보 출신인 양기대 국회의원(전 광명시장)은 넥타이 3개를 올려놓고 “내일 방송 토론에 나갈 넥타이를 골라달라”는 이미지 정치도 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다. SNS는 잘 쓰면 엄청난 득이 되지만 잘못쓰면 부메랑 악마로 순식간에 변한다. 이낙연 대표는 메시지 부실장으로 동아일보 신연수 (57)논설위원을 임명했다. 신 위원은 선수 중의 선수다. 유머스럽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넘친다. 이재명 경선팀에는 이미 미니 경선을 한차례 경험 했던 김남준 언론비서관(41)이 맞설 채비다. 그는 보통 기자들이 하루걸리는 기사를 10분만에 작성하는 글재주가 남다르다. 사물을 보는 시각도 독특하다. 골든타임도 안다.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될 듯 싶다. 잠룡이 아닌 폴리코(politics+Coordinator·내가 만든 용어)들의 기(氣)싸움이 벌써부터 느껴진다. 적벽대전이 시작됐다.

폴리코는 두가지 조건이 있어야한다. 주군의 무한신뢰와 특권(?)이다. 이 특권은 외부특권이 아닌 조직내의 특권이다. 나는 일찍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눈여겨봤다.

언론 최초로 잠룡 후보로 거론했다.(2020년 10월7일 이재명 클라쓰 온라인보도). 그때는 아무도 관심없었던 그의 이름석자가 요즘 난리도 아니다. 하지만 언론은 아직도 감이 안오나보다. 그는 더민주가 아닌 국민의 힘에서 김종인의 낙점을 받으면 어쩌면 이재명 같은 잠룡이 순식간에 될 수 있다고 본다. 불출마를 선언한 유시민도 끝까지 지켜봐야한다. 이재명에겐 유시민은 악몽이 될 수 있는 존재일 수 있다. 언론은 더 민주 서울시장 출마설에만 김동연을 올려놓고 도마질이다. 번지 수를 아직 한참 잘못 잡고있다. 폴리코는 조직을 통째로 볼 수 있어야하고, 인재등용, 자금 등 모든 부분 비밀의 열쇠를 쥐고있어야한다. 검보다 펜, 호위무사가 펜 무사로 바꿔지고, 현대 정치와 대통령은 최고의 폴리코을 원한다. 글을 잘 쓰는 언론인이나 글쓰는 사람은 많다. 포털 연재칼럼을 쓴 A씨의 글을 보고 이상해 이재명 지사에게 물어봤더니 “딱 한번 성남시장일때 봤다“고 했다. 이 분의 글을 보면 이 지사의 삶의 궤적을 같이 한 사람같이 쓴다. 소설을 쓴 것이다. 폴리코에겐 글을 잘 쓰고 못쓰고 하는 간단한 문제만 있는게 아니다. 화살처럼 날아가는 시간을 잠시라도 쥐고있을 수 있는 침착한 판단을 소유할 수 있는 능력자만이 최고가 될 수 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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