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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박원순 휴대폰, 속전속결로 유족 손에…‘성추행 진실’ 미궁 빠질듯
서울시, 5일 명의변경 후 유가족에게 전달
피해자 측 “담당검사도 휴대폰 소재 몰라”
“서울시·수사당국 모두 사실상 증거 인멸”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풀 유일한 단서인 업무용 휴대전화가 지난 5일 유가족에게 전달됐다. [연합·망고보드]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풀 유일한 단서인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가 유가족의 손에 들어갔다. 법원이 성추행 혐의에 대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언급했지만, 유가족이 휴대전화 파기를 요구해 온 만큼 명확한 진실이 미궁 속에 빠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는 이달 5일 유가족에게 반환됐다.

서울시와 수사당국에 따르면 휴대전화 반환 요청부터 유가족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해당 휴대전화는 원래 서울시 소유였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휴대전화 반환을 요구했다. 경찰은 관련 수사를 종결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검찰 허가를 받아 서울시에 휴대전화를 인계했다. 서울시는 이달 5일 유가족의 소유권 이전을 위한 명의변경 요청을 받아 당일 이를 처리해 휴대전화를 유가족에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휴대전화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증명할 문자메시지와 사진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인 지난해 7월 8일 임순영 전 서울시장 젠더특보 등에게 “휴대전화에 담긴 메시지를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지난해 7월 9일 임 전 특보에게 “이 파고는 넘기기 힘들 것 같다”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를 남긴 후 생을 마감했다.

업무용 휴대전화가 유가족에게 전해지는 과정은 비밀스럽게 진행됐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피해자 측은 이 사실을 모르고 지난주쯤 현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박 전 서울시장 업무용 휴대전화 포렌식 요청서을 제출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담당 검사조차 당시까지만 해도 업무용 휴대전화의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와 수사당국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속전속결로 휴대전화를 유가족에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가족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업무용 휴대전화 파기를 요구해 온 만큼 유가족의 손에 들어간 이상 포렌식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증거 물품을 이토록 빠르게 유가족의 손에 전달한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유일한 증거 물품이 없는 상황에서 더이상의 수사가 진척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휴대전화는 변사 사건의 압수물이어서, 사건 처리가 끝나면서 가환부(압수물을 임시로 환부하는 것) 요청이 들어와 법 절차에 따라 검사 지휘를 받아 유족 측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4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사실”이라고 언급하며 “(피해자가) 박 시장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상황에서 범행(성폭행) 피해를 입어 정신적 충격이 무엇보다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적 선고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의 신승목 대표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재판부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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