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게 더 낮게…무알코올·저도주 바람 더 거세진다[언박싱]
무알코올 맥주에 소주·위스키 도수는 낮아져
그래도 술은 ‘술맛’으로…RTD 주류는 부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류 문화도 변하고 있다. 도수가 낮은 순한 술을 찾는 수요가 갈수록 늘어난 것. 이에 주류업계는 알코올이 전혀 없거나 소량 들어있는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를 비롯해 도수를 낮춘 소주, 위스키 등을 속속 내놓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 [자료제공=유로모니터]
순한 술 열풍…무알코올 맥주에 소주·위스키 도수↓

14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8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35억원(22%) 가량 성장했다. 5년 전보다는 무려 72억원(88%) 가량 커졌다. 유로모니터는 해당 시장 규모가 올해에는 219억원, 2024년에는 30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코올 함량 1% 미만의 맥주는 음료로 구분된다. 해당 시장은 주류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국세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에 출고된 맥주는 약 17억1599만리터다. 이에 반해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9년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은 607만리터로 맥주 출고량의 0.3% 수준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진열된 무알코올 맥주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업계는 순한 술을 원하는 트렌드와 가파르게 오르는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0월 알코올 도수 0.05% 미만의 비알코올 맥주 카스 제로를 출시했으며, 11월부터 쿠팡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이보다 앞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각각 2012년과 2017년에 무알코올 음료 하이트 제로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출시했다.

소주나 위스키에도 낮은 도수가 유행이다. 2012년 19도였던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은 2014년 17.8도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6.9도까지 내려왔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지난 11일 처음처럼의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0.4도 낮췄다. 미국 수출을 앞두고 있는 골든블루 사피루스의 도수는 36.5도다. 위스키의 도수가 대개 40도를 넘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편이다.

그래도 술은 ‘술맛’으로

도수가 낮은 술을 원하지만, 술은 ‘술맛’으로 즐기려는 니즈도 강하다.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산토리 하이볼이나 츄하이, KGB등 RTD(Ready to Drink) 주류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국내에서는 RTD 주류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RTD 시장 규모 [자료제공=유로모니터]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RTD 시장은 지난 2017년 424억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291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31.3%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RTD 시장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2017년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이처럼 RTD 주류 시장이 줄어드는 데는 주류에서까지 다양한 맛을 즐기려는 수요는 크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술은 술 본연의 맛으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주류업계가 무알코올, 비알코올 맥주를 선보이면서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구현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오륜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류 제조사들은 RTD 주류 보다는 기존 베스트 셀링 제품 브랜드의 리뉴얼을 통해 저도주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맥주의 강세 또한 RTD 주류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2014년부터 편의점에서 수입맥주를 4캔에 1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RTD 주류의 경쟁력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칼스버그와 칭따오 등 수입맥주도 알코올 도수 1% 미만의 비알코올 음료를 선보이면서 RTD 주류 입자는 더 좁아졌다.

이 선임연구원은 “과거 RTD 주류는 이국적인 이미지를 내세워 젊은층 사이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렸으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수입 맥주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며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s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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