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한 끼’ 위해 목숨걸고 배달해야 하나…폭설이 남긴 과제[언박싱]
연이은 폭설에 ‘12만 라이더’ 안전 비상
‘웃돈’ 때문에…쿠팡이츠 “보너스 중단”
구체적인 중단 기준 등 논의 커질듯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기상 악화로 배달 서비스가 중단 되었습니다”

폭설로 배달앱이 또 멈췄다. 지난 12일 오후 수도권 지역에 많은 양의 눈이 내리자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앱이 서비스를 일시중단했다. 일주일 전에도 같은 이유로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하루만에 배달 서비스는 재개되고 배달 라이더도 다시 도로 위를 나서지만, 라이더 안전 문제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서비스가 중단된 배달앱. 위에서부터 배달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쿠팡이츠, 배달의 민족 [사진출처=각 사 앱]
연이은 폭설에 12만 라이더 안전 비상

13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주요 배달앱이나 대행업체는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체 내부 규정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상 악화에 따라 배달의 민족·요기요는 자제 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요기요익스프레스 및 배달 전용 마트 서비스를 중단했다. 쿠팡이츠도 또한 수도권 서비스를 일시 중지하고 라이더에게 이를 알렸다.

익명을 요청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8월에도 태풍이 왔을 때 풍속 기준에 따라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며 “계약서에도 기상 악화같은 사유가 있을 때 운행을 중단해도 라이더에게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폭설이 내렸던 지난 6일 라이너 노조는 배달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라이더유니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긴급성명을 내고 “배달을 중단하라”며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 오른 라이더들은 고립됐다. 지금 배달 일을 시키는 것은 살인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웃돈’ 때문에 눈길 나서야 하나…쿠팡이츠 “보너스 중단”

해당업체들의 선제적 대응에도 기후 악화에 따른 배달 라이더 안전 문제는 여전하다. 배달앱이 제시하는 할증 수수료 때문에 기상 악화에도 위험을 감수하고 배달 전선에 나가는 라이더들이 많은 탓이다.

수수료 할증은 라이더가 부족한 상황을 대비해 배달앱이 만든 유인책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폭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배달앱의 이같은 정책이 오히려 라이더 안전에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쿠팡이츠는 눈이 그친 13일에도 점심시간과 같이 배달량이 늘어나는 시간에 제공하는 ‘피크타임 보너스’ 서비스를 중단했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라이더가 개인 사업자냐 근로자냐에 따라 보호 정도가 다른데,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면 배달앱 중단 시 수익을 얻기 어렵다”며 “배달업체와 라이더가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 유지 혹은 중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눈이 내린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구체적인 중단 기준 등 가이드라인 논의 커질듯

신규 라이더가 시장에 계속 유입되는 상황인만큼 이와 관련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배달 라이더 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후 크게 늘고 있다.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배민 커넥트 가입자 수는 2020년 6월 2만5000명에서 1월 기준 5만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전체 배달 라이더 수도 12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달 라이더와 업계 사이에 서비스 중단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라이더가 개인사업자라 하더라도 눈이 몇 ㎝이상 내리면 영업을 중단한다든지 구제적 기준을 정해 계약상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 포럼 위원장인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당사자인 배달앱과 배달 라이더가 규범이나 원칙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플랫폼 경제가 새로운 형태인만큼 사회적 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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