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장시각] 남북정상의 동상이몽…합의 이행 확인 그나마 다행

신축년 새해 남북정상의 한반도 구상의 큰 줄기가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8차 노동당 당대회를 통해 올해 목표와 과업을 제시했다.

새해 정초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개된 남북정상의 한반도 구상을 지켜보는 입장에선 희망보다는 안타까움이 크다. 남북정상의 신년메시지에 투영된 올해 남북관계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는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대변되는 화해와 협력의 반전을 이끈 2018년보다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따른 위기의 2017년이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인한 교착과 파국을 오간 2019년과 2020년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짙다.

먼저 화두를 던진 건 김 위원장이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일부 공개했을 때만 해도 파격적인 대남·대미메시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바뀐 형세와 시대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겠다고 밝힌 탓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이 연대와 대화, 협력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그러나 뒤이어 공개된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보고 내용은 이 같은 기대감을 파탄내고 말았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못 박으면서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남측을 향해서도 신형 무기체계 도입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에 불만을 늘어놓으면서 이전과 같은 ‘일방적 선의’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이 줄곧 제안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방역협력과 인도주의협력, 개별관광에 대해서는 ‘비본질적 문제’로 일축했다. 특히 전술핵무기 개발 언급은 다분히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한국의 신형 무기체계 도입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문제 삼는 것은 자신들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서는 자위력 확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표현대로 ‘이중적이며 공평성이 보장되지 않은 사고관점’에 입각한 궤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년사도 북한의 요구에 화답하기보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신행정부 출범에 따라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기 말까지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여정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이 이미 비본질적 문제라고 선을 그은 방역·보건협력을 재차 거론했을 뿐 새로운 제안은 내놓지 않았다. 북한이 제기한 근본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또 다른 비판 소재로 삼을 수 있는 지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북정상 모두 기존 합의 이행 의지를 밝혔다는 점 정도다. 김 위원장이 실낱같은 희망을 남긴 ‘가까운 시일 안에 남북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을 맞기 위해서는 남북정상의 보다 통큰 결단이 절실하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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