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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접종은 새로운 시작…올 여름이 세계 경제회복 시험대” [2021 신년인터뷰 ④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안토니오 파타스 교수]
美 정책 예측 가능한 영역에 들어올 것
中과의 긴장관계는 지속될 가능성 커
한국 가계부채 빠른 속도로 증가하지만
이자지불에 문제 없어 재정지출 늘려야
코로나 이후 빠르게 복구 가능한 기업에
직·간접 보조금 지급…근로자 지원 필요
亞 국가들 백신대응 늦어 개방지연 우려
가상자산, 투기세력-규제 사이 등락 예상
안토니오 파타스 교수는 ▷1965년 스페인 출생 ▷1987년 발렌시아대 경제학 학사 ▷1993년 하바드대 경제학 박사 ▷2002년~현재 인시아드 경제학과 교수 ▷2008년~현재 조지타운대 공공정책 및 비즈니스센터 연구원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 등 자문 교수 [사진=인시아드 유튜브 채널 캡처]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의 안토니오 파타스(56·Antonio Fatas)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것과 관련 “접종이 끝난 나라들은 앞으로 몇 가지 어려운 결정들(difficult decisions)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올해 여름쯤이면 이것이 세계 경제 회복에서 근본적인 질문(a fundamental question)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파타스 교수는 헤럴드경제와의 신년 이메일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이후) 언제쯤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이 재개될 지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접종을 끝까지 거부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 정부가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일부 위험을 감수(take risks)하고 경제회복을 선택하는 국가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타스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 “지금은 빚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면서 “부채 규모보다는 부채에 대한 이자를 정부가 지불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향후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양국 간 긴장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정부 때와 비교해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상화폐 가격 전망과 관련 그는 “일부 투기 세력이나 낙관적으로 미래를 보는 세력에 의해 요동칠 수 있고, 정부 규제에 의해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파타스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바이든(Jo Biden) 당선인 취임(1월 20일) 이후 미국의 대외 경제 정책이 궁금하다. 바이든 정부에서 보호무역 정책과 중국과의 갈등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는가. 또 바이든 정부가 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에 대해 관세와 같은 무역 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으로 보는가.

▶미국 정부의 정책은 이전보다 더 예측 가능해질 것으로 추측한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점점 미국의 지배력(dominance)에 도전함에 따라 양국 간 긴장은 오히려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예측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 있어 유익하다. 미국이 (트럼프 정부 때처럼) 관세나 투자에 대한 무작위적 결정(random decisions)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국제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일한 규칙 위에서 행동하길 원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파트너들과 더 긴밀한 협력(concerted effort)을 해 나갈 것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3분기 가계부채가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71.3 %로 전년 대비 10.7%포인트 늘어났다. 한국은 미국과 영국을 제치고 가계 부채 증가율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금리가 낮을 때 평상시보다 높은 부채 수준은 괜찮다. 재정 안정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부채에 대한 이자 지불(debt interest payments) 능력이다. 지금은 부채에 대해 걱정할 때는 아니다. 최근의 재정 위기 역시 부채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한국은 수년 동안 경상 수지와 정부 재정에 있어서 흑자를 유지해 왔다. 저축이나 부채 감소에만 집착하려는 것은 실책(mistake)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정부가 더 많은 돈을 써야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도 적지 않다. 과도한 정부 지출의 부작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방금 언급했듯이 지금은 빚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 과도한 정부 지출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본다.

-정부 지출 외에 아시아 국가들(특히 한국)이 취할 수있는 다른 경제 정책은 무엇이 있다고 보는가.

▶필요한 경우 수요를 늘리기 위해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펼칠 수 있다. (한국은) 이러한 정책을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여지(room)가 남아 있다. 이자율은 낮고 인플레이션은 억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외에도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고통받고 있으면서, 향후 질병이 억제될 경우 빠르게 복구가 될 수 있는 부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정책들로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grants·보조금) 또는 간접 지원(loan guarantees·대출 보증)이 있다. 또한 피해 근로자, 특히 향후 상황이 개선될 경우 직장 복귀가 예상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미리 지급하는 것도 방법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국 정부는 2020년 재정적자가 약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적자와 가계 부채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국 정부 부채는 국제 기준으로 볼 때 낮은 수준이다. 부채 규모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필요에 따라 부채를 이월(roll over)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국은 이 두 가지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위험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미국과 영국에 배포됐고 사람들이 예방 접종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은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 백신을 확보한 국가들이 이번 팬데믹 상황을 더 빨리 극복할 것으로 보는가.

▶아시아 국가들은 바이러스를 잘 억누르고 있지만, 백신 문제에 대해서는 잘 대응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는 바이러스에 대한 통제를 계속 잘 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백신을 확보한) 미국과 유럽(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그들 인구의 상당수가 예방 접종을 맞게 될 것이다. 이들 국가들은 (접종이 끝나면) 몇 가지 어려운 결정(difficult decisions)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과연 그들은 언제쯤 국가 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할 것인가. 코로나19를 완전히 박멸하는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이다. 일부 국가들은 위험을 감수(take risks)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국민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정부가 그들을 내부적으로 설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올해 여름쯤 백신 접종 국가들의 경제를 시험대에 올릴 근본적인 질문(a fundamental question)이 될 것이다.

-백신 문제와 관련 아시아 국가(특히 한국)에서 예상되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이번 여름이 되면 인구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받은 나라들이 속속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고위험군 사망자 숫자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이들 지역에서의 일상생활은 상당 부분 정상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그러나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젊은층·저위험군 등)을 중심으로 여전히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국가 간 이동을 허용하는 문제와 관련 아시아 쪽에서 어떤 선택을 할 지 궁금하다.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예방 접종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자국민이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개방을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내가 걱정(concern)하는 것도 그런 측면이다.

-최근 가상자산(Cryptocurrency)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배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앞으로도 상승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하나.

▶가상자산 가격은 투기 세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은 결제 수단이 아니고, 조만간 그렇게 될 가능성도 없다. 가상자산 가격은 새로운 자금(new funds)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집단의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견해에 따라 요동칠 것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가상자산에 대해 정부 규제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가격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가상화폐 거품을 붕괴시키는 규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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