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밀러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트위터 캡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의 초선 연방 하원의원이 나치 독일의 총통이었던 아돌프 히틀러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발언의 주인공은 지난 11월 선거에서 일리노이 연방 하원의원으로 선출돼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선서를 한 메리 밀러(61·공화).

밀러 의원은 지난 6일 의회의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준을 앞두고 워싱턴DC 의사당 앞에 모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연설한 내용 일부가 소셜미디어에 오르며 비난의 표적이 됐다.

밀러 의원은 당시 보수성향 단체 ‘맘스 포 아메리카(Moms For America)’ 회원들에게 “부정선거를 멈춰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각 세대는 다음 세대를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우리가 당장에 몇 개의 선거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얻지 못한다면 종국에는 질 수밖에 없다”며 “차세대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아이들이 좌파의 허위 선전에 세뇌되고 있다”면서 “히틀러가 한 가지만은 옳았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미래가 달렸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밀러 의원이 연설에서 히틀러의 말을 인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과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 등이 즉각 반발했다.

연방하원 중진 잰 샤코우스키 의원(76·민주·일리노이)을 비롯한 유대계 의원들은 밀러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고, 일리노이를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줄줄이 비난에 동조하고 나섰다.

역시 유대계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5·민주)도 밀러 의원의 발언이 “이해할 수 없고, 역겹다”면서 “히틀러가 옳았던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이런 수사는 우리 정치권 어디에도 발붙일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팀 슈나이더 일리노이 공화당 의장도 “밀러 의원의 발언은 적절치 않으며 반발을 살만하다”면서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일리노이 공화당 소속 애덤 킨징어 연방 하원의원도 강한 어조로 비난에 가세했다.

밀러 의원은 일리노이 동남부 오클랜드에서 대형 농장을 운영하다 뒤늦게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선거에서는 73%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논란이 일자 그는 소셜미디어에 “히틀러를 찬양한 것이 아니다. 좌파세력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젊은이들의 판단과 행동을 조종하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가 이후 글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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