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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의 현장에서] IB시장에도 부는 ESG 바람

투자은행(IB)시장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거세다. 주식과 채권 심지어 부동산 등 대체투자시장에서도 ESG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E’에 해당하는 환경 분야에서의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화석연료 등 환경에 적대적인 산업군으로 분류되는 업체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시동을 걸었다. 대표적으로 거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 그리고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 등이다. 이제 투자에 있어 ESG는 거부할 수 없는 기준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ESG의 초기 사례로 1950년대 미국 전기노동자협회의 주택 프로젝트와 유나이티드광산근로자조합의 의료시설 투자 등을 들 수 있는데, 70여년 만에 만개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ESG 투자 흐름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새로운 국제 기후 체제가 예고되고, 환경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선언하면서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IB시장에서도 ESG는 연기금과 운용사 등 투자기관(LP)의 자금 집행을 시작으로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시장에서의 주요한 지표가 됐다.

구체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은 다른 기관보다 앞서 ESG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펴고 있다. 1984년부터 기업지배구조 개선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1987년부터 해마다 집중 감시 대상 기업을 발표하는 ‘포커스 리스트(Focus list)’를 도입했다. 또 2013년에 책임투자 관련 정책을 최상위 원칙으로 명시했으며, 2017년에는 5개년 지속 가능한 투자전략계획에서 펀드의 지속 가능성 부문 투자 결정에 ESG를 고려하기로 했다.

또 다른 큰손인 네덜란드 공적연금(ABP)도 투자정책서의 10가지 투자 원칙 중 하나로 ESG를 중요한 지표로 언급했고, ABP의 책임투자정책(Responsible Investment Policy)을 통해 ESG 분석과 투자 배제 기준 등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캐나다공적연기금(CPPIB)은 기금 내 지속 가능한 투자그룹(Sustainable Investing Group)을 설치해 전사적으로 ESG 요소와 관련된 투자 분석 지원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후변화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 공적연기금(GPIF)은 최상위 투자 원칙에 스튜어드십 책임 준수를 꼽고 그 예시로 ESG를 들었으며, 2017년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과 부동산 등 모든 자산군에 ESG를 측정하도록 수정했다.

이 같은 선진국의 ESG 관련 움직임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공제회 등이 주도해 ESG펀드를 만들어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ESG 공모펀드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46개, 순자산 1조1211억원 정도다.

최근 들어 그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선진국 대비 규모는 작은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고 있는 만큼 향후 국제 기준을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는 ESG 관련 지수 도입이나 ESG 관련 채권 발행 확대 등을 서둘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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