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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발화점은 복지정책, 코로나로 터진다
최근 3년 강화된 복지, 사상 최초 공공서비스 물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코로나19로 이젠 복지정책 거둬들이기도 힘들어…커지는 디플레 우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0%대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강화된 정부 복지정책이 발화점이 됐고, 코로나19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저물가 기조가 강화된 이유로는 정부 복지정책이 꼽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공공서비스 물가는 2019년 -0.5%에서 올해 -1.9%로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 하락을 주도(기여도 -0.27%포인트)했다. 2년 연속 공공서비스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29일 ‘관리물가의 최근 동향 및 소비자물가에 대한 영향’이라는 참고자료를 통해 정부 복지정책이 반영된 관리물가를 물가 하방요인으로 꼽았다. 관리물가는 직·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의 물가지수를 뜻한다. 관리물가는 2018년 전년동기 대비 0.3% 하락한 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하락 폭이 역대 최대인 2.7%로 커졌다. 관리물가의 소비자 물가 기여도는 올해 11월까지 -0.35%포인트로 확대됐다. 주요국 중 관리물가가 최근 3년 연속 떨어진 국가는 우리나라와 스위스 뿐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무상교육 등 복지정책이 실제로 어느정도 저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단일요인으로는 상당히 크게 영향을 미쳤고 2017년 이후 하락요인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히 맞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초부터 시행되면서 소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는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10월에 1.0%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월비로 보면 1월부터 11월 중 2~4월, 10~11월 등 총 5개월 소비가 줄었다. 12월 3차 대유행으로 소비가 감소됐다고 가정하면 1년 중 절반이 소비감소를 겪었다.

고용상황은 더 나쁘다. 통계청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2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3000명 감소했다. 올해 취업자 수는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IMF 외환위기 직후 최장기간이다.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코로나19가 끝나야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터진 지금 정부가 기존 복지정책을 다시 거둬들이기도 힘들다. 3차 재난지원금 등 전염병 사태가 터진 이후 정부는 긴급 지원책을 계속 펼칠 수밖에 없었다.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정부의 통신비 지원 정책 등 일부 영향이 계속되면서 휴대전화료는 3.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물가가 지속되고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으로 접어들게 되면 더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자산가격 하락과 맞물리면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김소영 교수는 “디플레이션이 자산가격 하락을 만나게 되면 그때는 겉잡을 수 없다”며 “디플레이션 얘기는 작년, 재작년에도 나왔지만 최근엔 주식시장도 함께 폭등했고 상승한 자산가격이 혹시라도 꺼지게 된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그 가능성이 과거보다는 커졌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는 ‘국내 중장기 저물가 지속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저물가 현상의 장기화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저물가 현상의 심화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여 경제주체들이 위축되고 고용 부진 등이 유발되어 경제 전반이 침체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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