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촉 기피’ C공포에 ‘무인점포 전성시대’
편의점 이어 정육점·옷가게 등
비대면거래 니즈에 무인상점 변신
매장 효율화·인건비 절감 등 도움
코로나 이후도 무인화 가속 예상
고령층 소외 현상·보안은 과제로
뉴서울CC 골프장 내 GS25 하이브리드형(심야 시간에 무인 점포로 운영) 매장. [GS25 제공]

지난 30일 밤 11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무인 정육점 ‘프레시스토어’는 대부분의 가게가 간판 불마저 껐는데도 홀로 매장 내부를 빛내고 있었다. 매장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지만, 냉장고처럼 생긴 자판기에서 돼지고기·소고기 등을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프레시스토어 뿐 아니라 홍대 인근에는 이같은 무인 가게를 쉽게 만날 수 있다. 1㎞ 반경 안에 무인 편의점 ‘이마트24 신촌역점’이 있고, 슈퍼 ‘신구멍가게24’와 커피전문점 ‘카페 콤마’ 등도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홍대 상권에 사람을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대부분의 물건을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한 때는 어색하게만 느껴졌던 무인 상점들이 이제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영업장이 됐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거래가 당연시되면서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무인 정육점부터 옷가게까지 다양한 형태의 무인 가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지만 보안이 취약하고, 고령층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어 향후 관련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무인 편의점 증가 속도 빨라져=3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무인 편의점 수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12월 기준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가 운영 중인 무인 점포 수는 총 557곳(야간에만 운영하는 무인 점포 수 포함)이다. 특히 업계 빅2인 GS25와 CU 점포 수가 각각 200여개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인 편의점 점포는 한 자리 수 증가에 그치는 등 성장세가 더딘 편이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절감 방안으로 잠시 무인 편의점이 대안으로 떠오른 적이 있지만, 술담배 판매 제한·소비자 인식 등으로 무인 점포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들어 소비자들이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면서 점포 수를 올해 대폭 늘렸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CU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결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뿐더러 이용자 스스로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매장 효율화에 큰 도움…고령층 소외 현상·보안은 과제=편의점 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가 동네 슈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운 스마트슈퍼와 무인 정육점, 무인 옷가게 등 다양한 업태에서 무인 점포들이 등장했다. 야간 점포 운영비가 부담스럽고,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자영업자에게 비용 절감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내년까지 낮에는 사람,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스마트슈퍼를 800개까지 늘릴 전망이다.

하지만 무인 가게 무한 확장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노인 소외 현상이다. 가게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구매에 이르기 까지 모든 과정에서 기계 사용이 필수적이기에 고령층은 매장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 키오스크(자동화기기)가 보편화되면서 매장에서 주문을 하지 못하는 노인이 늘어 노인 소외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취약한 보안도 문제다. 최근 청주에서는 무인편의점만 집중적으로 털어간 3인조 절도범들을 경찰이 붙잡은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리지 못하는 이유에는 보안도 있다”며 “현재까지는 보안 문제 등으로 오피스 건물이나 공장 단지처럼 이용자가 제한된 곳을 위주로 무인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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