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킥보드 법안 우왕좌왕…실상은 ‘운전면허 없이 주행가능’
국회·정부 운전면허 두고 우왕좌왕 탁상행정
신용카드 등록안하면 사용불가…운전면허는 ‘건너뛰기’ 가능

운전면허 등록없이 킥보드를 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 사진이나 올리거나, 다음에 등록한다고 하면 그만이었다. 윤호·주소현 기자

[헤럴드경제=윤호·박상현·주소현 기자] 국회가 “13세 이상 사용가능”이라며 완화했던 규제를 스스로 주워담으면서 중학생들의 공유형 전동 킥보드(PM) 사용은 불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업계와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16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에 한해 사용 가능’이라는 말은 허울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킥보드 업체 모두 운전면허 확인여부가 매우 허술했으며, 면허 등록없이 주행하는 데는 수 분도 걸리지 않았다.

최근 국회에 따르면 지난 3일 행정안전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취득해야 전동킥보드 이용이 가능하게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하위 법령 개정 등을 고려해 본회의 통과 후 4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공유형 전동 킥보드에 대한 법안은 ▷현재는 전연령 운전면허 필수(16세 이상 운전면허 취득 가능) ▷오는 10일 이후에는 16~17세 운전면허 필수, 18세 이상 사용가능 ▷4개월후 다시 전연령 운전면허필수로 돌아가게 됐다. 국회가 나서서 13세 이상 타라고 하더니 없던일이 됨에 따라, 이제 핵심은 ‘운전면허 확인여부’가 됐다.

문제는 정부는 물론 업계에서도 필수항목이라고 강조하는 운전면허 없이도 5대 킥보드 업체 모두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국회와 정부가 운전면허를 두고 우왕좌왕 탁상행정하는 사이, 실상에서 운전면허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최근 헤럴드경제가 공유형 킥보드 업계 1~5위로 알려진 킥고잉, 라임, 씽씽, 알파카, 지쿠터를 전수조사한 결과 운전면허 등록 없이 모두 탈 수 있었다. 해킹을 한 게 아니다. 아무 사진이나 올리거나, 운전면허 등록 화면에 있는 ‘건너뛰기’를 하면 그만이었다.

라임은 길바닥 사진을 올려도 등록돼 운행에 아무 문제 없었으며, 킥고잉은 신문기사 사진을 올리니 바로 탈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킥고잉은 2시간이 지나서야 등록취소 처리해, 5대 업체 중 그나마 가장 ‘엄격’했다. 라임은 하루종일 타도 제약이 없었다.

지쿠터는 아예 운전면허 등록을 하지않고 탈 수 있었다. 운전면허 항목을 찾지 못한 건 아닌가 싶어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지금 없으면 일단 타라. 단 면허 소지자가 아닌 것으로 향후 판명되면 사고시 책임이 커질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씽씽은 수기로 작성해 아무 운전면허 번호나 등록해도 되지는 않았으며, 그나마 알파카는 ‘아무 사진’이나 ‘아무 번호’를 걸러냈다.

그러나 그렇다고 못 타는 게 아니었다. 씽씽과 알파카는 운전면허 등록을 ‘건너 뛰고’ 운행이 가능했다. 씽씽은 한번더 형식적으로 운전면허 등록여부를 자가체크하는 수준이었으며 알파카는 업체들이 필수라고 선전하는 운전면허 등록이 어느새 ‘뽀너스(혜택을 뜻하는 업체 용어)지급항목’으로 둔갑해 있었다.

반면 5대 킥보드 업체 중에 신용카드를 등록하지 않고 탈 수 있는 기기는 없었다. 허술한 운전면허 등록시스템이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방증이다.

전동 킥보드는 끊이지 않는 무면허 사고에도 국회에서 “13세 이상 타라”고 나서면서 안전우려가 불거졌으며, 최근 업체들은 “위험하다”며 ‘16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를 조건으로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슬그머니 “18세 이상 또는 16~17세중 운전면허 소지자”로 조정했고, 지난 3일 국회에서 전연령 ‘무면허규제법’을 통과시켰다. 이처럼 ‘운전면허’가 화두가 됐지만, 실상에서는 아무 제약이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취재중 정확한 업체 순위를 알기 위해 서울시에 문의했지만, 시 관계자는 “경쟁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비공개를 전제로 (업체로부터) 대수를 제공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과 국토부에도 (숫자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공유형 전동 킥보드는 업체의 경쟁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경찰과 정부에까지 기밀을 유지한 채 운영되고 있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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