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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혈질 이미지 속에 ‘불낙’ 되었던 예능감 폭발…예능코트 접수
SBS 예능본부 이지원CP가 본 허재

장면#1. 〈정글의 법칙〉 생존 첫날밤 쫄쫄 굶은 출연자들이 곯아떨어진 사이, 모닥불 곁을 지키던 허재는 병만족장이 잡아온 장어를 보고 슬쩍 한마디 던진다. “좀 모자랄 것 같은데 그냥 우리끼리 먹을래?”

예능 섭외, 그중에서도 이른바 ‘뉴페’ 캐스팅은 스포츠의 신인 드래프트와 같아서 데이터만 봐도 진단이 딱 나온다. 농구의 기본기가 슈팅과 드리블링이라면 예능의 기본기는 ‘캐릭터’인데, 시끌벅적 예능 리그에서 그의 캐릭터는 가성비가 좋은 축에 속한다. 선수 시절에도 화끈한 입담과 액션으로 유명했던 데다 “이게 불낙이야?”유행어까지 선탑재하고 왔으니 이런 유망주를 예능 감독들이 놓칠 리 있나. 하지만 그게 다였다면 몇 번 소비된 후 라인업에서 곧 사라졌을 거다. 그에겐 또 다른 기본기가 있었다. 빠른 상황 판단과 적절한 태세 전환. 이런 순발력을 이쪽 동네에선 ‘예능감’이라고 부른다. 상대를 교란하는 현란한 피벗 기술이 예능 코트에서도 꽃을 피웠으니, 〈뭉쳐야 찬다〉에서 소문나기 시작한 예능감은 금세 정글에 다다랐고 그날 밤 그렇게 시작된 비밀 장어 야식회는 그 주 방송분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장면#2. 어슴프레 동이 트자 허재는 병만족장과 함께 자진해서 먼 바다로 나선다. 몰래 먹은 장어 대신 다른 출연자들의 배를 채워줄 문어 사냥에 나선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화려해도 제 포지션을 소화하지 못하는 선수는 주전 경쟁에서 밀린다. 현역 시절 그의 포지션이었던 가드는 팀 분위기를 조율할 줄 알며 전술적 이해가 뛰어난 선수가 맡는다. 혼자 슛만 쏴대는 단독 플레이어는 팀워크가 중요한 예능 리그에서 쓰임새가 한정적이다. 때론 큰형 역할로 때론 몸개그 대상으로 다양한 전술을 소화하는 그의 어시스트 능력은 다혈질 이미지 속에 ‘불낙’돼있던 츤데레 감성과 함께 예능 감독들의 지속적인 콜을 받는 데 일조했다. 미리 고백하자면, 난 허재 씨를 개인적으로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지만 이번에도 또 캐스팅했다. 과연 이번 용병술도 통할는지, 2021년 새해 첫 포문을 열 〈정글의 법칙-스토브리그〉 편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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