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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 옷입은 동네슈퍼…더맘마, 한국의 월마트 꿈꾸죠”[산업 플러스]
‘맘마먹자’앱 개발 김민수 더맘마 대표
동네마트에 주문·결제 플랫폼 제공
앱주문하면 CS센터서 해당마트 전달
평균 2시간 이내 소비자 문앞으로…
대형마트보다 신선·빠른 배송 강점
전국 가맹마트 1000곳 돌파 눈앞
올 매출 720억 목표…작년비 400% 성장
플랫폼 고도화…맞춤형 구매서비스 예정
김민수 더맘마 대표가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서울 사무소에서 PB상품 모델 캐릭터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박해묵 기자

대형마트에 진작 밀렸다. 여기에 온라인·모바일을 앞세운 e-커머스까지 치고 들어왔다. 설 곳 없던 동네마트에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들이닥쳤다. 위기도 이런 위기가 없는데, 오히려 동네마트에 기회가 됐다며 벼르는 곳이 있다.

동네마트에 비대면 주문·결제 플랫폼을 제공하는 ‘더맘마’. 고사 위기에 처한 동네마트를 파트너로 삼은 것은 모험이자 위험이었다.

김민수 더맘마 대표는 “2016년 12월 창업했을 때부터 쿠팡을 능가하는 사업모델을 고민한 끝에 동네마트 플랫폼을 생각해냈다. 소비자에게 가장 신선한 식품을 제공해주는 가까운 물류센터이자 배송 플랫폼”이라 강조했다.

“동네마트 중에서도 우리가 주로 손잡고 있는 곳들은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식자재마트입니다. 신선식품 유통기간이 대부분 1일이라 가장 신선하고, 산지 직송이 많아 가격도 저렴합니다. 쿠팡 등 e-커머스 기업들은 직접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는데, 동네마트는 그 자체로 소비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 역할을 합니다. 신선도가 높고, 배달도 되는 최적의 사업 거점인 셈입니다.”

김 대표는 수년간 동네마트 사장님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IT 플랫폼을 다듬어가며 동네마트와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맘마먹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엄마의 마음으로 먹자’, ‘마음놓고 마트가서 먹자’ 는 두 가지 뜻을 담아 ‘맘마’라는 단어를 사명과 서비스명에 넣었다.

동네마트야말로 소비자 최접점의 신선식품 전진기지라는 김 대표의 판단은 주효했다. 소비자들이 앱을 깔고 인근 마트에서 물건을 골라 주문, 결제하면 더맘마 CS센터(고객서비스 센터)와 해당 마트에 주문이 전달돼 평균 2시간 이내에 소비자에게 물건이 배송된다. 대기업 마트 주문이 아무리 빨라야 반나절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빠른 배송이다.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포인트도 상당하다. 맘마먹자는 마트의 물건을 소비자들에게 중개해주는 서비스여서 다른 e-커머스 업체와 달리 재고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 배송도 기존 마트의 배달망을 기반으로 메쉬코리아(부릉) 등 전문업체와 제휴를 통해 역량을 더 높였다. 김 대표는 “동네마트, e-커머스 업체가 각각 안고 있던 리스크를 상생을 통해 확 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더맘마는 단순한 중개 서비스를 넘어 가맹마트에 청과와 야채, 정육, 수산 등 1차 식품을 도매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파주와 양주 등에 직영마트도 운영하고, 김 등 PB상품과 안주류 중심의 간편가정식(HMR)도 만들었다. 김 대표는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가맹마트에는 경쟁력있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며 “직영마트는 가맹마트 사장님들에게 더맘마의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트 대표들을 설득하려면 더맘마도 마트 운영을 하며 동네마트에 IT를 접목한 시스템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더맘마는 올해 전국 가맹마트 1000곳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매출은 7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400% 가량 성장한 추세다. 고용 인원도 지난해 말 90명이었던 것이 올해 벌써 190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가 올해 고속 성장의 기회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코로나 확산을 피해 온라인 쇼핑으로 전향하면서 맘마먹자 앱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맘마먹자 앱 매출을 전월인 1월에 비해 167% 늘었고, 신규 고객이 일 평균 3배 이상 증가했다. 재확산 기세가 무서웠던 지난 8월 마지막주 주말 매출도 그 전주보다 77%나 늘었다. 맘마먹자 앱 신규 가입자는 지난해보다 147% 많아졌다.

김 대표는 올해와 내년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해 성장 여건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오토 플랫폼, 인터넷 쇼핑 수준으로는 향후 업계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며 “올해 기업 인수를 4건 가량 추진했고, 앞으로도 M&A나 고급 인력 확보로 플랫폼 경쟁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더맘마는 결제시스템인 맘마포스를 통해 전국 지역별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수집해 빅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구매 서비스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창업부터 ‘쿠팡 잡는 사업’을 겨냥했던 김 대표는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이라면 더맘마는 한국의 월마트가 되겠다”며 “월마트처럼 라이프 사이클링을 염두에 두고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그 포부의 기반인 동네 식자재마트는 최근 규제 위기에 처해있다. 식자재마트도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의무휴업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식자재마트는 매출 규모가 대기업이 아닌 중기업 수준”이라며 난색을 표했지만 소상공인, 전통시장 여론을 중심으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식자재마트까지 규제를 한다 해도 소비자들이 과연 시장으로 가겠느냐”며 “오히려 그 다음 움직임은 대형 e-커머스로 가서 대기업의 전자상거래를 도와주는 셈이 될 것”이라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어 “다만 동네마트도 근로자 처우는 (휴일 등을 통해) 더 개선해야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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