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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짠물서 수소 ·산소 추출 기술 개발…우주탐사 새로운 길 열린다
화성 전경. [유튜브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붉은 행성' 화성에는 지층 아래로 짠물 호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짠물을 전기분해해 숨을 쉴 수 있는 산소(O₂)와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수소(H₂)를 동시에 얻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학계에 보고됐다.

일반적인 전기분해로도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얻을 수는 있지만 먼저 염분과 같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도로 순수한 물을 만드는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짠물을 직접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에너지·환경·화학공학과의 비제이 라마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의 짠물을 직접 전기분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탄소와 백금 음극에다 자체 개발한 양극을 결합해 짠물 전해조를 만들었으며 기존 전기화학 방식을 적절히 활용해 고성능 전기분해 효과를 얻음으로써 화성에서 수소와 산소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33년께 화성 유인 탐사에 나설 예정인데, 화성과 같은 원거리 유인 탐사에 나서려면 현지에서 수소와 산소 등을 직접 조달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 짠물 전해조가 현재 화성을 향해 가고 있는 NASA의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에 장착된 산소 생성 실험 장치인 'MOXIE'와 비교해 같은 동력으로 얻을 수 있는 산소량이 25배나 더 많다고 밝혔다.

MOXIE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₂)를 이용해 고온 전기분해 방식으로 산소만 얻는다.

연구팀이 만든 짠물 전해조는 산소와 더불어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이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수소도 동시에 생성한다.

연구팀은 "화성의 물에 용해된 이른바 불순물인 과염소산마그네슘(Mg(CIO₄)₂)이 화성과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오히려 도움이 됐다"면서 "과염소산마그네슘이 물이 어는 것을 막고, 전기저항을 낮춰 전해조의 성능을 높이는 작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과염소산마그네슘은 화성 토양의 주요 성분 중 하나로 물에 녹아들어 화성의 혹한에서도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짠물 전해조에 과염소산마그네슘 용해액을 넣고 화성 대기 환경을 상정한 영하 36도에서 전기분해 작동 실험을 진행했다.

라마니 교수는 "우리가 만든 화성 짠물 전해조가 화성은 물론 더 먼 우주 탐사의 필수 물자 조달 방식을 급격히 바꿔놓는 것"이라고 밝히고, "지구에서도 바닷물을 산소와 연료원으로 활용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군용 잠수함이나 심해 탐사선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호흡하는데 필요한 산소를 생성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짠물 전해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 중이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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