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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M&A업계, 유행 타는 ‘핫섹터’ 투자 주의보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유행 타는 투자들에 휩쓸리지 않고, 이럴 때일수록 더디더라도 신중하게 찾아봐야죠.”

올해 달구어진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펀드 소진을 활발히 하지 못했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연말까지도 투자처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와 동시에 ‘유행 타는’, 즉 가격이 한껏 높아져있는 매물들을 바라보는 운용사들의 시각은 조심스럽다.

주식시장, 부동산시장과 마찬가지로 올 한해 M&A 시장에도 유동성이 흘러넘쳤다. PEF가 굴리는 자금만 10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매도자 측과 매수자 측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눈높이 차는 이례적으로 커져만 갔다. 시장에도 섹터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가장 투자 열기가 높았던 대표적인 ‘핫 섹터’는 골프장이었다. 두산그룹 구조조정 매물로 나왔던 클럽모우CC를 비롯해 골프클럽안성Q, 오너스골프클럽 등 다수 골프장 M&A가 높은 가격에 딜이 성사됐다. 올초부터 코로나19 수혜 업종이 다수 거론됐지만 최종 승자는 골프장이었다. 해외 골프여행 수요를 빨아들인 국내 골프장들이 대성황을 이룬 영향이 컸다.

올 한해에만 홀당 40억원 수준에서 70억원대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현재 80억~100억원대까지 넘보는 수준이다. 최근 한화그룹이 내놓은 골든베이GC가 홀당 100억원 고지를 넘길 수 있느냐가 M&A 업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섹터 과열에 대한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수년간 홀당 30억~40억원 수준에 멈춰있던 가격이 일년 사이 두세배 오른 데 대한 주의가 요구된단 지적이다.

수년 전 법정관리 골프장을 인수해 엑싯을 완료한 한 PEF 운용역은 “최근 골프장 매물들은 한 번 PEF 손을 탔던 곳들이 많고, 당시 가격대를 봤던 투자자들이 다시 골프장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원제에서 대중제로의 전환, 유휴부지를 활용한 홀 확대 등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도 공식화돼 추가적인 골프수요 확대 이외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단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든베이GC 이후 골프장 ‘대어’로 나온 아시아나CC의 경우에는 PEF 참여가 저조할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폐기물업체도 올해 유행을 이끌었던 딜이다. 어펄마캐피탈이 EMC홀딩스를 1조원 가량에 SK건설에 성공적으로 매각했고, 맥쿼리PE가 코엔텍과 새한환경을 IS동서에 매각한 딜이 큰 주목을 받았다. 지금도 여전히 폐기물처리 업계에 PEF 자금이 몰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후반 조선업 초호황기에 투자자금이 앞뒤 재지 않고 흘러들었지만 이후 업계가 다운사이클에 직면했던 전례가 있다”며 “당시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사들이 회생을 거쳐 이제 다시 매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을 보더라도, 유행보다는 업황 자체 사이클 등을 고려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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