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기 연예톡톡]밴드 이날치가 말해주는 것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요즘 대중음악계 최고의 화두는 7명으로 구성된 판소리 밴드 이날치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한국 홍보 영상 시리즈의 총 조회수가 3억회를 돌파했고, 35개국 사람들이 신기한 듯 몰려서 봤다.

수궁가의 한 구절인 ‘범내려온다’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는 이들을 보면 흥이 절로 난다. ‘1일1범’ 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이날치는 대중음악이 관광 마케팅과 접목된 최고의 사례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스페셜’-‘조선 아이돌’ 이날치, 범 내려온다 흥 올라온다〉는 이날치 음악의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날치의 음악을 듣는 사이 그루브와 흥은 하나가 되고 랩과 타령의 경계가 무너지고 전통과 현대의 구분이 사라진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날치의 음악에 대해 국악의 현대화, 대중화를 이뤄냈다고 말하지만 이들은 이런 평가를 단호히 거부한다.

베이시스트 장영규는 이날 방송에서 “재미있는 음악을 한번 해보자고 뭉쳤다. 사람들이 춤출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이들이 음악을 하는 기준은 재미다. 연령에 관계없는 Z세대적인 가치관이다. 코로나19로 재밌는 음악을 해보자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의기투합했다. 답답한 마음을 흥으로 날리며 즐기자는 의도는 세계인에게 적중했다.

어어부 프로젝트 출신의 음악 감독 장영규는 소리꾼 이희문과 함께 민요록밴드 ‘씽씽’을 통해 2017년 미국의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장영규는 ‘전우치’ ‘부산행’ ‘보건교사 안은영’의 음악을 만들어 영화음악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존재다. 그는 뻔히 따라갈 수 있는 리듬을 버리면서 간다. 뻔하고 익숙한 음악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들만의 특별한 사운드가 만들어졌다.

그런 발상에서 악기구성도 기타를 빼고 두 대의 베이스(장영규 정중엽)와 드럼(이철희)으로만 이뤄져 멜로디보다 리듬을 더 중시하면서 얼터너티브 팝의 쫀득거리는 비트가 접목됐다. 베이스와 드럼은 안이호, 이나래, 권송희, 신유진 등 4명의 혼성 소리꾼 옆에서 장단과 추임새를 넣어주는 고수의 역할을 대신한다.

그래서 이날치는 한국의 전통 리듬을 느끼게 하면서도 ‘힙’하다. 평론가 김작가는 “미국의 빠른 힙합과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에는 소리의 해체와 조립에 능한 전방위적인 음악가 장영규의 발상이 한몫했다. 사실 이들 팀이 대중성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는 충분히 느껴진다. 6개월 전만 해도 방송사 PD들이 조선의 판소리 명창 이날치를 밴드 이름으로 사용하는 이날치를 섭외하는 건 매우 쉬웠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어렵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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