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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득이냐 독이냐'…'밀실야합' 논란은? (ft.성시경쇼)

  • 국내 항공사 1~2위 깜짝 빅딜 소식에 갑론을박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 '소송' 결과 따라
    합병 무산 가능성도…이 경우 사실상 '국유화'
  • 기사입력 2020-11-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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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버튼을 누르면 '성시경 쇼' 영상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기획취재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는 깜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1~2위 항공사가 합치면 독과점으로 비행기 티켓 값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부터 코로나 등 사상 초유의 업황 위기로 피치 못할 산업 구조조정이라는 시각까지 갑론을박이 이뤄지는 모습인데요.

특히 한진그룹(대한항공)이 치열한 경영권 분쟁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에서 이번 '빅딜'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은 산업은행(정부)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맺은 이번 계약을 '밀실 야합'으로 규정하며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이 만드는 시사경제 팟캐스트 '성시경 쇼'에서는 이렇게 말 많고 탈 많은 두 회사의 합병 성사 가능성, 합병 후 전망 등을 분석해봤는데요. (팟빵 듣기 링크 → http://www.podbbang.com/ch/1777067?e=23884933) 기자수첩 형태의 텍스트로 쟁점을 다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이번 빅딜,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산업은행의 '아시아나 주인 찾기' 결과는? '대한항공'

부실이 심화되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던 건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이었습니다. 그런데 올 초부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항공업황이 최악 위기를 겪으면서 HDC는 지난 9월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인수 계약을 파기하기에 이릅니다.

결국 아시아나는 산업은행 등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관리하는 채권단 체제, 사실상 일시적 국유화 수순을 밟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항공업황이 언제 정상화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실기업에 막대한 나랏돈을 추가 투입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산업은행은, 끝내 대한항공이라는 인수 희망자를 찾아냈습니다.

산업은행은 5대 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타진했는데, 긍정적 반응이 온 건 대한항공뿐이었다고 합니다. 같은 항공업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 전문성 측면에서는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두 회사 합병은 국내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과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을 위한 항공산업 재편의 일환이라는 게 산은 측 설명입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의 말을 한 번 들어볼까요?

"현재의 양대 국적항공사 체제로 간다면 2021년까지 부족 자금이 약 4조8000억원, 2027년 말까지는 6000억원이 추가돼 총 5조4000억원의 정책자금 추가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통합 시 시너지 효과 등 2조3000억원의 정책자금 절감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정책자금 축소 및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의사결정이었다고 봐달라."

"규모의 경제 실현" vs "제 몸 하나 간수 못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합니다.

먼저 기대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 탄생으로 정비 및 조종사 교육 일원화, 중복 노선 간소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국토교통부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글로벌 항공업계의 '트렌드'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부정적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매출 20조원대·세계 10위권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가 된다는 구상 자체가 코로나19 이전 상황이라는 겁니다. 백신이 곧 개발된다고는 해도, 여객 수요 부진이 언제 회복될지 기약 없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더 부실한 아시아나항공을 품었다가 대한항공마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국내 1~2위 항공사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도 나옵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독과점 관련 심사가 진행중입니다. 독과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외항사와 경쟁하는 시대에 국내선 점유율이 50%를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독과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국제선 항공 운임의 경우 항공협정에 의해 상한선이 결정된다고 하는데요. 산은은 "단독노선에서 운임을 과도하게 받는 일이 벌어지면 운수권 배분 등의 조치를 통해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이번 합병 건은 독과점 측면만 중요한 게 아닌, 산업 구조개편 측면까지 보는 예외적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해당 기업이 회생 불가능 상태라 기업결합을 하지 않으면 생산설비가 시장에서 계속 활용되기 어려운 경우, 시장 경쟁을 제한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기업결합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현대차가 기아차를 합병할 때와 비슷하다고 본다면, 공정위 문턱은 넘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3자 주주연합 "밀실 야합" 비판…대체 무슨 상황이길래?

그러면 도대체 '3자 주주연합'이 어떤 곳이길래 '밀실 야합'이라고 비판을 하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 한진그룹(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의 역사를 간략하게 되돌아보겠습니다. 지난 2018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보유 사실을 알리면서 경영권 분쟁의 막이 오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이은 2대 주주 자리에 오른 KCGI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천명하고, 지분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조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압박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오너 일가가 미국 델타항공을 백기사(우호지분)로 끌어들이면서 KCGI의 계획은 힘이 빠져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4월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이후 남매 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갑니다. 결국 2019년 말 갈등이 폭발했는데요. '땅콩 회항'으로 유명한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남동생 조원태 회장을 두고 "선대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반기를 든 겁니다.

여기에 그동안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온 반도건설까지 '경영 참여'를 선언하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도 요동쳐왔고요. 결국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 KCGI 등 대주주 3자가 손을 잡고, '3자 주주연합'을 형성하게 됩니다.

3자 연합은 조원태 회장 등 기존 경영진을 몰아내려 시도해왔습니다만 올 3월 열린 이사회에서 완패합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분율을 더 끌어올리며 재차 '경영권 탈환'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소식이 전해진 건 바로 이같은 상황 아래서입니다.

쟁점은 산업은행의 '3자 배정 유상증자' 적절성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5000억원,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 인수로 3000억원을 투입합니다. 이 돈을 바탕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한진칼이 참여하고, 결국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총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인데요.

3자 연합이 문제삼는 건 왜 지주사인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콕 집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냐는 겁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결국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 가량을 쥔 대주주가 되기 때문인데요.

현재 KCGI 등 주주연합의 우호 지분율은 46.7%,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1.4%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10%를 쥔 산은이 조원태 회장 측의 우군이 된다면 3자 연합의 '경영권 탈환'은 더 요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KCGI는 이번 계약을 두고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숨겨진 본질"이라며 연일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습니다. 또,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 배정을 결정한 것은 정관을 위배한 것이라며 신주 발행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 및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습니다.

반면, 산은은 3자 연합 등이 주장하는 '특혜 의혹'에 대해 "경영성과가 미흡할 시 경영진 교체나 해임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 그리고 인수하게 될 지분 전체를 담보로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현 경영진인 조 회장이 많은 걸 내놓은 계약이라고 덧붙입니다.

대한항공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게 아닌,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통해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분 보유 요건에 미달하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산은이 한진칼을 끼지 않고 곧바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이 희석돼 20% 미만으로 내려가, 지주사 요건을 위반하게 돼 어쩔 수 없다는 건데요. 굳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긴급한 자금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소송 결과 따라 인수 무산될수도…성공하면 산은 행보 '주목'

결국 3자 연합 측의 소송 결과가 이번 빅딜의 성사를 판가름하게 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KCGI가 신청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이 이달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립니다. 다음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니까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다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없다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자금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시 이번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차선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양대 항공사의 경영 정상화 작업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자 연합은 산은이 현 한진그룹 경영진(조원태 회장 측)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결국 그들에게 우호적인 지분이 될 거라는 의심을 하고 있는데요. 반면 산은은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통해 사외이사 추천을 포함한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당장 누구 편을 들 생각이 없고, 일단 두 항공사를 긴급하게 살리는 것만 생각했다는 설명입니다.

법원의 판단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만약 합병이 성사된다면 산은의 행보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에 있어서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취재팀=배두헌·김지헌·김성우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 '성시경 쇼'는? =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 3명의 젊은 기자들이 모여 만드는 시사경제 토크쇼. '성공에는 별 도움 안되는 시사경제 토크쇼'의 준말이다. 주요 경제 뉴스를 딱딱하지 않게 소개하고 재미있게 분석하는 게 목표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과 오리지널 ES 계약을 맺고 방송을 송출한다. 팟빵에서 '성시경 쇼'를 검색하면 각 에피소드를 찾아 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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