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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감염 확산보다 무서운 코로나發 가계소득 양극화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코로나19 와중에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자는 더 궁핍해졌음을 보여준다. 실로 감염병 확산보다 무서운 코로나발(發) 가계소득 양극화 현상이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0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하지만 좋아진 건 하나도 없다. 일해서 번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1%, 1% 줄었다. 일자리 자체가 줄고 임금상승률마저 둔화된 데다 자영업자들의 부진이 말도 못할 정도였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도 플러스 가계부를 만들어준 건 이전소득이다. 이전소득은 그냥 주는 대로 받는 돈이다. 재난지원금이 대표적이고 기초연금이나 근로장려금, 아동수당도 들어간다. 이게 무려 17.1%나 증가했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이 소득감소를 보완하고 분배 악화 저지에도 기여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이유다.

하지만 소득 불평등이 이토록 심화한 결과를 두고도 계속 그리 얘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3분기에 소득 상위 20%(5분위)는 하위 20%(1분위)보다 4.88배 많은 소득을 올렸다. 지난해 4.66배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잘 사는 5분위 근로소득이 0.6% 줄 때 가난한 1분위의 그것은 무려 10.7%나 감소했다. 심지어 아동수당 등 공적 이전소득은 소득 상위계층에 더 많이 돌아갔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로 일자리를 더 많이 잃은 취약 계층에 더 많이 지원해줬으면 격차는 줄일 수 있었다. 정치가 경제를 덮어 그걸 막았다. 선별지원을 주장하다 당청의 호통에 입을 닫아버린 홍남기 부총리로서는 할 말이 없는 노릇이다.

이런 사정은 당분간 나아지기도 힘들다. 한 번 줄어든 가계 소득은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또 재난지원금을 퍼주기도 어렵다. 지금처럼 무차별적으로 뿌리면 결과는 또 마찬가지다. 소비는 더 위축되고 악순환을 불러올 가능성마저 높다.

이미 국민은 지갑을 더 닫는 중이다. 앞으로가 불안해서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4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집에서 먹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식료품·비주류음료(18.7%),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8%), 보건(12.8%) 등에만 돈을 더 썼다. 의류·신발(-13.6%), 교통(-12.4%), 오락·문화(-28.1%), 교육(-13.6%) 분야 지출을 줄인 게 대부분 그리로 갔다.

경기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 포퓰리즘 재정으로는 안 될 일이다. 통계수치가 그걸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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