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자’ 먼저 거른 후 회의 참석할 듯
與는 비검사 vs 野는 검사, 선명한 대비
“與, 野 추천 인사 최종 후보로 구색” 분석도
지난달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위촉식 모습. 왼쪽부터 박경준 변호사,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임정혁, 이헌 변호사.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들이 각자의 추천을 완료하면서 후보군이 확정됐다. 당초 우선 순위로 꼽히던 인사들이 대거 고사해 후보추천위원회가 합의한 최대 후보 인원 35명의 3분의 1 추천에도 못 미친 가운데, 초대 처장 후보들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차 회의를 열고 위원들이 함께 모인 가운데 처음으로 공수처장 후보들에 대한 적합성 여부 등을 논의 한다. 위원들은 난상토론에 대비해 오후 일정을 비우고 최종 후보 선정 작업에 집중하기로 지난달 30일 첫 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
공식적 의견 교환을 위한 시간까지 아직 사흘이 남았지만 7인의 후보추천위원들은 전날 개별적인 추천을 마친 후 실질적인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위원들은 11명의 후보 중 우선 다른 위원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적합하지 않은 인물을 먼저 추린 후, 상대적으로 더 적합한 인물들을 선별한 다음 13일 회의에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부적격자’를 자체적으로 먼저 가려낸다는 것이다.
위원별 후보 추천 결과를 보면 각각의 시각과 기준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여당 측 후보추천위원들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검사 출신을 철저히 배제하고 판사 출신 법조인들을 추천했다. 여당 측 위원인 박경준 변호사와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함께 전종민(53·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와 권동주(52·26기) 변호사를, 추 장관은 전현정(54·22기) 변호사를 후보군에 올렸다. 세 사람 모두 검사가 아닌 판사 출신 50대 법조인이다. 전종민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했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전현정 변호사는 김재형 대법관의 부인이다.
반면 야당 측 위원인 임정혁 변호사와 이헌 변호사는 각각 2명씩 총 4명을 추천했는데, 모두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두 사람은 석동현(60·15기) 변호사, 손기호(61·17기) 변호사, 김경수(60·17기) 변호사, 강찬우(57·18기) 변호사를 추천했다. 석 변호사와 김 변호사, 강 변호사는 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추 장관과 함께 당연직 후보추천위원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역시 검사 출신을 후보로 추천했다. 조 행정처장은 최운식(59·22기) 변호사를 추천했고, 이 협회장은 검사장 출신 한명관(61·15기) 변호사, 이건리(57·16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진욱(54·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후보에 올렸다.
여야가 추천한 후보군의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2인 확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수처법상 위원 2명이 반대할 경우 의결 자체가 불가능해서다.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는 야당 측의 요구를 여당이 수용하는 선에서 최종 후보를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 출범이 급한 건 여당이란 점에서 보자면 야당 측의 추천 요구를 아예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 본다”며 “최종 후보 2인 중 한 사람을 문 대통령이 지명하는 구조인 만큼, 적어도 1명은 야당 측 추천 후보 중 가장 무난한 인사로 구색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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