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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희 사퇴 없다…‘美 공개지지’ 업고 막판 역전 시도
美 공개 지지 힘입어 완주 전망
WTO 선호도 조사에서는 ‘열세’
컨센서스 과정에서 역전 가능성
다음 달 9일 최종 후보 승인 예정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서 열세 판정을 받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당장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고 컨센서스에서 반전을 노릴 전망이다. WTO 내에서 영향력이 강한 미국이 유 본부장에 대한 공개 지지를 보내며 정부도 막판 역전 가능성이 남았다는 분위기다.

29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차기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표부는 성명에서 “유 본부장은 지난 25년 동안 성공적인 무역 협상가와 무역 정책 입안자로서 두각을 나타낸 진실한 무역 전문가”라며 “현장에서 직접 뛴 실제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WTO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부의 성명은 이날 발표된 WTO의 최종 라운드 선호도 조사와 맞물리며 사실상 본격적인 ‘물밑 선거전’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WTO는 최종 라운드 결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득표에서 앞섰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득표 차이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유 본부장이 최종 투표에서 열세를 보이며 WTO는 유 본부장에게 사퇴 의향을 묻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유 본부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 WTO는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출하는 절차를 진행하는데, 유 본부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에는 회원국 사이에서 컨센서스가 이뤄질 때까지 합의 절차가 계속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비밀 투표 형식을 취하지는 않겠지만, 컨센서스를 위해 회원국 간 대화와 협의가 계속될 예정”이라며 “주요 회원국이 끝까지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는 경우에는 절차에 시일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유 본부장이 득표수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컨센서스 합의 과정에서 역전 가능성이 남았다는 판단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WTO 발표 이후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다른 국가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앞서 상대 후보를 지지한 국가들의 표심을 되돌릴 경우에는 역전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각국 재외공관에 WTO 최종 라운드 결과를 확인하고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권유하라는 내용의 전문을 발송하는 등 사실상 유 본부장에 대한 물밑 지원에 나섰다. 외교가에서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한 회원국이라도 끝까지 반대하면 최종 선출이 이뤄지지 않는 WTO 사무총장 선출 방식과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여론 반전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다만, 중국과 EU 역시 지지 후보를 쉽게 바꾸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커졌다.

WTO는 이른 시일 내에 컨센서스 과정을 거쳐 다음 달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을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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