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납품한 터키 이스탄불 전동차. [현대로템 제공]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현대로템이 제작한 무인전동차가 터키 이스탄불을 달린다.

현대로템은 28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무인전동차가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이스탄불 무인전동차는 총 120량(30편성)으로 지난 2017년 현대로템이 1560억원에 수주했다.

시속 80㎞로 달리는 전동차는 터키에서 운행되는 두 번째 무인전동차다. 마흐뭇베이와 메지데쿄이를 연결하는 노선에 20편성, 두둘루와 보스탄지를 연결하는 노선에 10편성이 투입됐다.

이번 개통에는 마흐뭇베이와 메지데쿄이를 연결하는 노선에 14편성이 우선 투입됐다. 내년에 두둘루와 보스탄지 연결 노선이 개통되면 순차적으로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스탄불 무인전동차는 현대로템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영속도(Zero Speed) 회생제동’ 신기술이 적용됐다. 감속도가 일정해 열차의 정위치 정차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승차감 개선과 정차 시 발생하는 소음까지 완벽하게 차단한다. 또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제동패드의 마모를 감소해 터널 내 미세먼지 저감과 유지보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현대로템은 이스탄불 전동차의 원활한 영업운행을 위해 연구소, 품질 등 각 부문별 전문 직원들이 초도 편성 차량의 가동상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시운전을 선행하는 등 품질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철저한 생산관리와 공장 방역활동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적기에 전동차를 납품할 수 있었던 이유다.

터키는 현대로템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현대로템은 지난 20여 년 간 우수한 사업수행 능력과 한국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터키 전동차 시장 점유율 1위(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이스탄불 무인전동차도 수출 활성화를 위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금융패키지 지원으로 중국 경쟁사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로템은 터키에 전동차 외에도 경전철, 트램 등을 납품해 총 약 1900량의 수주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터키 생산공장의 현지화를 점진적 확대했으며 차체·대차 생산, 의장 조립 등 생산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지 공장의 전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100량 규모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량의 품질확보는 물론 이스탄불 무인전동차의 납기를 준수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성공적인 영업운행 실적을 바탕으로 터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추가 수주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지난 1996년 아다나 경전철 36량으로 터키 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이후 마르마라이 전동차 440량(2008년), 터키 철도청 전기기관차 80량(2010년), 이즈미르 트램 190량(2014년), 안탈리아 트램 90량(2015년), 이스탄불 7호선 마흐뭇베이 전동차 300량(2016년) 등 다양한 차종의 사업을 수주하며 현지 시장에서 저변을 확대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