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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은행, 매출 줄어도 이익성장…충당금의 마법
전분기 대비 적립액 급감
대출 늘려 NIM 하락 대응
충전이익은 전년에 못미쳐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 기자]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낸 배경에는 은행들의 이익성장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수익성장 부진을 ‘충당금의 마법’으로 해소한 덕분이다.

28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실적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3분기에 2조33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분기와 견주면 25.6% 증가했다. 3분기 순익이 250억원 가량 줄어든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순익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1.51%(작년 3분기)에서 올 3분기 1.13%로 줄었다. 하지만 가계·기업대출을 포함한 원화대출이 크게 불어나면서 이자수익은 소폭 늘었다. ‘박리다매’ 로 전체 수익규모를 키웠다. 핵심은 충당금이다. 4대 은행은 3분기에 4300여억원을 신용손실에 대비한 준비금으로 떼어놨는데, 전분기보다 46% 줄어든 규모다. 충당금을 덜 쌓으면 이익이 늘어난다.

신한은행은 3분기에 이자이익은 0.4%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19.3% 줄었다. 충당금적립전이익(충전이익)은 959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2% 가량 줄었다. 하지만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같은 기간 사이에 54%(2800억원→1270억원) 줄면서 순이익은 1000억원 이상 뛰었다.

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줄었는데, 이는 3분기에 발생한 영업외손익(-430억원) 영향이 있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0.8% 가량 늘었다. 역시 신용손실충당금이 15% 가량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우리은행이 가장 극적이다. 2분기에 순익이 1760억원에 그쳤는데, 3분기엔 4800여억원으로 뛰었다. 이자·비이자이익이 모두 개선됐는데, 충당금 전입액이 줄어든 게 결정적이었다. 우리은행은 2분기에 2200여억원가량 쌓았던 대손충당금을, 3분기엔 58% 가량 줄였다.

이런 충당금 효과를 걷어내면, 은행의 수익성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올 1~3분기 충전이익은 2조900여억원이다. 작년 동기보다 10% 가량 줄었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전분기 코로나19로 인한 대손충당금 전입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NIM을 상쇄하는 대출증가 등이 순익 증가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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