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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진정한 사과란 어떤 것일까?

  • 기사입력 2020-10-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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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사과 문제로 시끄럽다. 육군 참모총장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5·18 당시 군의 개입에 대해 사과했다. 법무부 장관의 아들 휴가와 관련해서 사과 문제로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서도 야당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조정래 작가는 친일파를 언급한 자신의 말을 왜곡했다며 진중권 씨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일 양국 간에도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언제까지 이 문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것인가라고 불만을 표시하지만, 한국은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1984년 히로히토 일왕은 “금세기 한 시기에 있어서 양국 간에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을 진심으로 유감”이라며 사과를 했다. 하지만 한국민들은 여전히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여긴다.

사과하는 것은 그냥 말에 지나지 않는다. 본인의 행동에 대해 잘못했다고 말만 할 뿐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사과하느냐 안 하느냐로 시끄러운 것일까? 말 한 마디 하고 안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이는 단순히 말로 하는 사과 자체를 원한다기보다 사과의 말을 통해 그 사람이 진실로 잘못되었다고 하는 마음을 원하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사과의 말보다는 그 말을 통해 전해지는 그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듣는 이의 공감이 가능하고, 공감이 있어야 그다음 용서를 할 수 있다. 진심이 담겨 있지 않는 공허한 말만의 사과는 상대방이 공감하기 어렵다. 기능자기공명영상에 의하면,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는 사과를 하는 경우 공감과 관련된 ‘거울신경(mirror neuron)’ 부위인 하전두엽, 하두정엽, 측두엽이 활성화 된다. 즉, 상대방의 마음과 감정 상태를 자신의 뇌에서도 동일하게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감을 통해야만 잘못한 상대를 이해하고 비로소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진심 어린 사과’로서 링컨 대통령의 사과는 역사적으로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그는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라는 과오에 대해 겸손과 후회가 담긴 진정한 사과를 하였다. 링컨은 “당장 호응을 얻기 힘들겠지만, 어쩌면 내가 이제껏 했던 어떤 연설보다도 오래 기억되고 회자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초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년 인사 도중 한 여성 신도가 자신의 손을 세게 잡아당기자 얼굴을 찡그리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는 손바닥으로 여성의 손등을 두 번 내리친 후 자리를 떴다. 하지만 다음날 교황은 자신의 본능적인 반응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면서, “여성을 향한 모든 폭력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하였다. 이렇듯 진정한 리더들은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기에,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만이 가지는 고결한 감정이다. 요사이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끄러움 없이 살기보다 부끄러움을 느끼며 사는 것이 낫다. 살아가면서 우리들은 언제든지 잘못 할 수 있으며 실수도 한다. 이때 진정 어린 사과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고상한 행동일 것이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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