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尹 국감 반격-秋 ‘추가 감찰’…정점 치닫는 갈등 속 檢 내부 반발 확산
검찰 내부망에 댓글 120개 이어져 반발기류 확산
‘계속 불을 때면 언젠가 물 끓을 것’, ‘장관이 검사를 거짓말쟁이 취급’
총장 감찰 개시되면 충돌 반복될 듯…임은정 투입 가능성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안대용 기자] 수사지휘권 행사 파장이 일단락됐는데도, 라임·옵티머스 수사를 놓고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추가 감찰 의지를 밝히면서 대검과의 갈등은 앞으로도 심화될 전망이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사직인사 게시물에 120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지는 중이다. 전날 박 지검장은 추 장관의 라임·옵티머스 총장 수사지휘 배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남부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저들(법무부)이 왜 저러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만 점점 더 심해진다, 정말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고 탄식했다. 한 평검사는 ‘정치가 검찰을 덮더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본분을 다하겠다, 시간이 흐르면 결국 올바른 역사적 평가가 있을 거라 믿는다’며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남겼다. 또다른 검사는 ‘외풍에 든든한 바람막이가 돼야 할 장관께서 검사를 거짓말쟁이 취급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검사들에게 더 이상의 모멸감을 주지 말라’고 토로했다. 라임 수사 당시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을 맡았던 이영림 부장검사도 ‘개인의 수인 한계와 검사라는 직업인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선 무리한 요구에 너무나 힘드셨을 것 같다, 사직의사는 거둬달라’고 적었다. ‘계속 불을 때면 언젠가 물이 끓어 넘치지 않겠느냐’는 한 부장검사의 반응도 있었다.

수사지휘권 수용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 심화될 전망이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검사가 확인될 경우 관련 내용이 언제 파악됐고, 대검에 보고됐는지 여부를 놓고 진위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윤 총장에 직접 라임 수사 보고를 한 것을 문제삼는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은 현재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검은 전날 추 장관이 지시한 감찰사항에 대해 규정상 절차를 검토 중이다. 전날 법무부는 라임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여·야 정치인 차별수사 의혹 등에 대해 대검과 합동 감찰하겠다고 밝히면서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감찰은 법무부가 직접 맡을 가능성이 높다. 대검 내부에서는 국정감사 도중 나온 추 장관의 감찰 계획 발표에 대해 반발기류가 감지된다. 한 간부는 “감찰을 무기로 하고, 인사를 무기로 해서 법에 있는 권한이라고 마구 휘둘러도 된다 이런 생각으로 막 나가는 수준”이라고 했다. 대검에서 감찰 업무를 맡았던 한 변호사는 “누군가를 감찰한다는 것은 비공개가 전제로 돼야 한다. 조용히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진정인들로부터 진술을 받아서 신빙성 여부를 검증하고 나서, 그리고 나서도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데. 어제처럼 공개적으로 감찰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무부와 대검의 감찰 라인은 윤 총장과 대립 구도에서 임명된 이들이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추 장관이 지난 7월 이른바 ‘검언유착’ 갈등이 한창이던 시점에 임명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임명한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은 ‘검언유착’, ‘한명숙 전 국무총리 진정사건’을 두고 윤 총장의 지시에 항명한 적이 있다. 대검 감찰부에는 최근 추 장관의 ‘원포인트 인사’로 발탁된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이 실무에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 장관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제기된 검사 비위 의혹에 대해 수사 검사나 지휘 계통이 은폐하거나 무마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검사장 출신 야당 정치인의 뇌물 의혹이 여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는 다르게 차별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닌지 여부도 감찰하라고 지시했다.

jin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