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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하락 왜…달러약세→위안화 강세→원화강세
K-방역…경제 펀더멘털 부각
中회복 수혜…외인 채권매수
실효환율 기준 수출부담 아직
“10년평균 1125원이 지지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환율 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원화강세 행진이 예사롭지 않다. 코로나19 이전인 연초 수준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1년 반 만에 1130원대에 진입하며 이젠 1100원대도 넘볼 정도다. 위안화와 연동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른바 K-방역 성공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작은 점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도 활발하다.

원화 강세의 가장 큰 동력은 미국 달러의 약세 흐름이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와 무관하게 미국이 대규모 부양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으로 당분간 달러 회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진 영향이다.

달러 약세는 위안화 강세로 이어지고, 중국 경제와 연관이 깊은 원화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활용되는 원화는 빠른 경기 회복세,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 미국과의 갈등 일시 완화,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정책 등으로 강한 절상 흐름을 보이는 위안화에 연동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엔 위안화 강세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은 제한적이었는데,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안 심리 등이 작용했단 분석이다. 또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환 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주식 매수는 환율 하락에 제한 요인이 된다. 이후 원화는 국내 확진자수 감소 등으로 지난달 하순부터 위안화와의 디커플링(비동조화)이 해소됐고, 위안화 못지 않은 빠른 절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당국이 실질실효환율 등을 감안시 아직 환율 하락이 수출 기업에 큰 충격을 가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 최근 환율 움직임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다르면 8월 현재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05.19로 지난 2월부터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 통화에 견준 원화의 가치를 교역량 비중에 따라 가중평균해 구한 환율지수다. 여기에 물가상승 효과를 차감해 외국상품에 대한 실질 구매력을 따지는데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1%대 중반대(국채 10년물 기준)로 미국의 2배 정도가 되는 채권 수익률도 외국인 매수 요인으로 작용, 환율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채권(상장 기준) 보유액은 151조원으로 8월에 4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로써 올 1~8월 순매수 규모는 약 53조원으로 벌써 작년 1년간 순매수액(약 54조원)에 근접한 상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험선호와 위안화 강세 등에 달러/원 환율은 추가 하락을 시도하겠지만 속도 부담과 당국 경계, 미 대선 이벤트 등으로 1130원대에서 속도 조절할 것”이라며 “최근 10년 평균 환율이 1125원에 위치한 가운데 지지선으로 작용할 듯 하다”고 내다봤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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