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 이재용 파운드리 초격차…“ASML EUV장비 9대 조기 출하 요청”
“한달 당겨 보내달라” 평택·화성 EUV라인 적기 투입 포석
대만 TSMC 넘기 위한 장비공급 논의 구체화
이재용 ‘반도체 스피드 경영’ 가속
이재용(오른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주 네덜란드 반도체장비 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9대의 조기 출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지난 20일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하며 메모리반도체 몸집을 키우는 데 이어 메모리 절대강자인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올해 구매 계약을 체결한 9대의 EUV 장비를 한달 일찍 한국으로 들여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 부회장의 요청에 대해 ASML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달 EUV 장비가 출하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ASML 본사를 방문해 EUV 장비 공급계획과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EUV 노광장비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넘기 위한 첨병이다. EUV는 5나노미터(nm·10억분의 1) 이하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로, 대당 가격은 2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EUV 장비 도입을 서두는 것은 현재 짓고 있는 평택2공장 파운드리 라인과 증설 중인 화성 V1라인에 적기 투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약 10조원을 투입해 평택2공장 파운드리 라인 공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하반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EUV 전용라인인 화성 V1은 7나노에 이어 5나노 제품 양산에 돌입해 증설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연말까지 반도체 웨이퍼 2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EUV 장비 확보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EUV 장비 투입이 늦어지면 자칫 최첨단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공급받으려는 글로벌 고객사의 주문 물량을 TSMC에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0대의 EUV 장비를 도입했고 올 초 약 20여대를 추가 구매했다. TSMC는 현재 20여대 EUV장비를 운영 중이며 2022년까지 60여대를 추가 구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SML의 지난 3분기 전체 매출의 47%가 대만이었고, 한국 매출 비중은 26%에 그쳤다”며 “TSMC가 잘나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EUV 장비 조기 도입 요청이 이 부회장 특유의 ‘반도체 스피드 경영’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기존 발표된 평택2공장 파운드리 라인과 화성 V1라인은 물론 초기 건설이 시작된 평택 3공장의 EUV라인도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평택1공장 가동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실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예방하고 환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한편, 이날 베트남을 방문 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20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삼성과 베트남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푹 총리는 삼성에 반도체 공장 투자를 요청해 관심이 집중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푹 총리는 이 부회장에 “삼성이 베트남에서 반도체 공장에 투자해 달라”며 “베트남은 삼성전자가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하노이 THT 신도시지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를 언급하며 “베트남 사업과 투자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TV 등 가전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부회장은 현지 스마트폰 사업장 등을 둘러본 후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