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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연주의 현장에서] ‘초1’ 매일등교…‘일상 회복’ 계기로

“이제야 학교에 제대로 가니 반가운데, 또 한편 불안하기도 해요.”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서울의 맞벌이 부부 최모 씨는 이번주부터 초1 매일등교가 시작되자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학교 가기를 좋아하는 아들은 올 상반기 총 9번 등교에 그치자 우울감을 내비쳤고, 유치원 친구들을 그리워했다. EBS를 통한 원격수업은 지루하다고 느꼈고, 반년 넘게 제대로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자 힘겨워했다.

최씨는 “아직 확진자 수가 하루 100명 안팎을 넘나들고 있지만, 언제까지 등교만 안할 수 없지 않으냐”며 “방역을 철저히 해서 안전하게 등교수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년 넘게 정상적인 등교가 미뤄지면서, 최씨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학교 숙제를 꼼꼼히 챙기고, 학원에도 보냈지만 일일이 숙제를 챙기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잔소리가 부쩍 늘었다. 최씨는 “학교에 가지 않으니 사회성, 정서적인 교류 등 교육 이외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초1 매일등교가 시작됐지만 아직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하지만 장기간 등교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점들은 원격수업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등교수업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다만, 학교 밀집도만 3분의 2로 낮추고 학급 밀집도를 고려하지 않은 이번 등교수업 확대는 아쉬움을 남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개반에 학생 30명 이상인 과밀학급, 전교생 1000명 이상인 과대학교가 서울시내 초등학교 총 602개 중 109개교(18.1%)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는 초1 주2~3회 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교원단체들은 과밀학급 문제가 해결돼야 등교수업 확대가 근본적으로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당장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려면 인력, 공간 문제 등을 함께 해결해야 해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침 2025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려면, 2024~2028년 5년간 13조7293억원이 소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학생수 자연감소분을 고려해도 총 3만2867개(초 7275개, 중 1만7881개, 고 7711개)의 학급을 늘려야만 2025년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넘지 않을 전망이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는 교정에 컨테이너 건물을 활용한 임시교실을 설치해 과밀학급 문제 해소에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수도권 대 비수도권, 과학고 대 일반고, 사립초 대 일반초, 과밀학급 대 비(非)과밀학급 등에 따른 학습격차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수업 차질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격수업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백, 그 공백을 메우려면 등교수업이 대안이고 등교수업 확대의 시작은 과밀학급 해소다. 어렵더라도 교육부가 이제부터라도 과밀학급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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