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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낸드 시장 점유율 단숨에 2위로…최태원의 통큰 베팅 빛났다
낸드 시장 점유율 22%대로 두배 껑충
1위 삼성전자 이은 확고한 2위 구축
인텔 기술력 결합 낸드 경쟁력 강화
최태원 반도체 공격경영 결실
인텔은 비메모리반도체에 집중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SK하이닉스의 인텔 메모리 사업부 인수는 낸드 플래시 경쟁력을 강화해 D램과 함께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확고한 지위를 굳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텔의 메모리 사업부 인수로 단숨에 낸드플래시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빅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통큰 결단'으로 가능했다는 평가다. 인수금액인 10조3100억원은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빅딜로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의 메모리 양날개를 구축하고 빅데이터 시대 기업가치 100조원 기업으로 비상한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 인텔 인수로 낸드 세계 2위 ‘우뚝’=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낸드 시장점유율 2위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된다.

D램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은 부동의 2위이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인텔과 4위와 5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11.4%로 5위였다.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10.4%)는 인텔(9.7%)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지만 한 분기 만에 뒤집혔다. 인텔은 2분기 11.5%로 SK하이닉스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그러나 이번 빅딜로 SK하이닉스의 낸드 점유율은 22.9%로 두배 뛰어오르게 된다. 1위인 삼성전자(33.8%)를 바짝 추격하는 셈이다. 3위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17.3%)에도 4조원을 투자한 상태여서 향후 낸드 최강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빅딜이 SK하이닉스 낸드 경쟁력 강화와 인텔의 비메모리반도체 집중이라는 양사의 전략이 맞아떨어져 가능했다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인텔의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 사업부 전체를 인수한다. 여기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부문,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이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3D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텔 입장에서 이번 매각은 주력인 CPU 사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실적이 저조한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미국 기업의 ‘탈중국’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세계를 대표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다. PC나 서버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중앙처리장치)를 주력으로 하면서 낸드 기반인 SSD 등의 메모리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NSG(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44억달러로 인텔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했다. 그러나 영업손익은 1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인텔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시황의 영향을 받는 메모리 사업 등 사업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착수했다. 2018년 메모리 반도체 파트너사였던 마이크론과 결별했으며 작년에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용 반도체 사업을 미국 애플에 매각한 바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 입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와 키옥시아가 석권하고 있는 낸드 플래시 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3D 크로스 포인트 옵테인에 집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나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최태원 회장 통큰 베팅…사상 최대 M&A 성사=이번 빅딜에 대해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결단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조3100억원은 국내기업의 해이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총수의 용단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평가다.

최 회장은 2012년 2월 하이닉스를 인수한 이후 반도체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공격경영의 고삐를 조였다.

대표적인 예가 2017년 낸드 세계 2위인 키옥시아에 4조원을 투자한 것이다. 키옥시아의 전신 도비사메모리는 낸드플래시를 발명한 회사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에서 만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위기일수록 공격투자라는 기조 아래 최 회장이 일본을 직접 방문하며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2012년부터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컨트롤러업체 LAMD 등 총 5개 반도체장비 관련 회사를 사들였다. 또한 SK㈜를 통해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낸드 후발주자였지만 인텔 메모리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 SSD 등 낸드 솔루션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최 회장의 지속적인 공격투자 의지가 이번에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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