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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욕과 무개념이 빚어낸 반구대암각화 훼손…“보존에 106억, 성과는 없어”
이상헌 국회의원 문체광위 국감서 지적
8년째 물전쟁-국보 보존 명확 대책 못내
또렷했던 암각과 채색, 지금은 심각한 침식 풍화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은 문화재청이 수천년전 수렵채집 활동이 정교하게 그려진 국보 285호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입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고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앞쪽 뒷짐진 인사) 지난 13일 반구대암각화를 먼 발치에서 지켜보고 있다.

울산이 지역구인 이상헌 의원이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보존방안 마련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세계유산 등재 기반 마련 학술연구용역’ 등 35회에 걸쳐 106억 3175만 원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구대 암각화는 알타미라 동굴 벽화 못지 않은 세계 문명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이다. 문화재청은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이 취임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반구대암각화 보존 대책을 수립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여러 문화재청장이 취임,이임했다.

현 정재숙 청장은 2020년 10월 13일 국회의원들과 현장을 방문해 현황보고를 받고 먼 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댐이 없고, 풍화작용이 덜 되었을때의 모습. (1980~1990년대 )
수위가 오르면서 풍화 침식이 가속화된 모습. (2012년 사진) 무조율, 비타협, 무개념, 이기주의 행정이 빚어낸 한민족 유산 훼손의 대표적인 예로 남을 전망이다. 비교적 다른 곳 보다 지역소득이 높은 부-울-경의 물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문화재청과 상급기관인 문체부→총리실은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이런 자세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물 수위를 높여 침식과 풍화를 부채질한 울산광역시에 가장 큰 훼손 책임이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중앙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몇 십년 전 만 해도 또렷하던 암각화는 무분별하게 댐이 건설되고 침식 풍화되면서 지금 형체를 알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가 됐다.

현황보고 받고,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식의 1차원적 행정은 늘 겉돌았고, 2020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근 지자체의 ‘물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구체적이고 명확한 보존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상헌 의원에 따르면, 내년에도 이미 상당한 예산이 배정돼 있다. ‘세계유산 등재 기반 마련 3차 학술연구용역’에 2억 1000만원, ‘반구대 암각화 발견 50주년 연기기반 조성사업’에 1억 1900만원, ‘반구대 암각화 탐방로 및 수목 정비사업’에 2억 8000만원 등, 총 6억 900만원의 예산이 배정돼 사전통지된 바 있다.

이 의원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재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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