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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사람을 위한 기계 ‘로봇’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며 ‘언택트(Untact)’는 우리 일상의 변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계기술을 묻는다면 단연 ‘로봇’을 꼽을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로봇기술의 다양한 분야 중 특히 의료로봇과 산업로봇의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로봇기술이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며 가깝게 다가와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신체활동이 불편한 사회적 약자를 돕고, 강도 높은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등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 공공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속에서 의료진을 보조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기술 개발 소식이 크게 주목받았다. 이렇듯 로봇기술은 이미 일상 속에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로봇기술을 대하는 대중의 감정은 호불호로 딱 잘라 나누기 어렵다. 누군가는 사람의 모습과 닮은 로봇에 흥미를, 누군가는 사족보행 로봇을 발로 차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산업 현장에 로봇이 투입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생활 속 로봇기술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행동하며 말하는 형태’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사람과 같은 외형과 사고를 지닌 로봇의 개발이 아직 기술적으로 요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적 관점에서 기술 개발의 난제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궁극적으로 인류가 그런 로봇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

인간과 닮은 대상을 보며 처음에는 호감을 느끼지만 지나치게 비슷해질수록 불쾌함을 느끼는 심리를 일컫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는 최근에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사람을 위한 로봇기술은 기술적으로 사람과 닮을수록 커지는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보다는 대중의 수요를 충족하되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로봇기술을 받아들이는 대중의 수용성을 바탕으로 어떠한 기술적 도약이 필요한지, 어떠한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지 현실적이고 광범위한 시야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기계연은 오는 11월 ‘2020 글로벌 기계기술포럼’을 개최한다. ‘사람을 위한 기계, 로봇’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그동안 기술발전과 혁신의 주무대가 돼왔던 의료로봇과 산업로봇 분야를 조망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이번 포럼에서는 의료·제조·서비스·휴머노이드 등 최첨단 로봇기술에 대한 동향, 기술적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인공지능과 5G통신 등 신기술이 로봇과 접목해 새롭게 펼쳐질 미래, 그리고 실제 응용 사례 등을 광범위하게 다룬다.

이러한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은 로봇기술 개발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하나다. 로봇기술의 발전에는 모터·감속기·센서 등 핵심 부품과 AI·신호처리 등의 소프트웨어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동반돼야 하며, 이는 곧 산업계에도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과도 이어진다.

기술 개발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 로봇기술이 사람과 닮은 화려한 첨단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안전하고 유용하게 기능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때 미래의 기술은 한결 우리 곁에 편안하게 다가올 것이다.

박상진 한국기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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