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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현진 “태릉 골프장 개발 강행 땐 유네스코 세계유산 박탈될수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태릉 골프장 개발을 강행할 경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의원은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통해 최근 국토부를 중심으로 강행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주변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사업에 대해 이같은 지적을 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고 14일 밝혔다.

배 의원은 이날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 등재 결정문을 공개하면서, 유네스코에서 등재 및 보존의 조건으로 궁릉에 묻혀있는 왕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경관 보존과 시야의 확보를 위해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이 들어서선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인 태릉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국토부가 지정한 태릉 택지개발구역 내에 존재하는 태릉의 연지 부지 매입 및 복원계획을 세웠다는 점도 제기했다.

연지란, 왕릉을 만들 때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유교적 자연조건과 함께 조선왕릉이 뒤틀리지 않도록 스펀지 역할을 해줌은 물론, 궁릉 방재 역할 또한 담당했던 연못이다.

태릉 골프장 부지와 연지 부분

배 의원은 “문화재청에서 작성한 2015년 용역 보고를 통해 태릉 골프장 내에 있는 연지부지를 매입 및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면서“세계문화유산의 지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시야를 가리는 아파트와 같은 경관 훼손을 피하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연지를 잘 보전하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배 의원의 질의에 동의를 표한 뒤 “문화재청의 기준은 우리가 보존하고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이라면서“그 기준에 따라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화재청장이 언급한 태릉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은 연지부지의 매입 및 복원은 물론, 태릉골프장 전체를 포함하는 태릉의 원형복원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가 이미 해당 부지에 1만가구 택지개발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과 협의 후 진행했다던 국토부의 발표 또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배 의원은“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국토부의 주장과는 달리 구두 협의만 진행했다”면서“세계문화유산과 국토 택지개발에 관한 아주 중요한 사업임에도, 공문이나 회의록 하나 없이 일을 진행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지난해가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인 만큼, 그 엄중함을 잘 알고 있다”면서“정부 정책이 발표되었을 때 내부 논의를 했으나 지구지정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바로 대응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과의 협의 아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국토부의 입장과는 달리 세계문화유산 보존의 엄중함을 중점으로 보고 있다고 읽히는 대목이라고 배 의원은 분석했다.

배 의원은 “어렵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한 우리 문화재가 유네스코에서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탈락하는 일 없도록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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