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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브람스’ 박은빈 김민재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사람들의 소망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종반으로 접어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박은빈과 김민재는 음악과 사랑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시청자중에는 채송아(박은빈 분)와 박준영(김민재 분)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보고픈 시청자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채송아와 박준영은 다들 결핍을 지니고 있다. 송아는 바이올린을 좋아하고 연주를 즐기는데, 재능과 투입시간이 아직 부족한 편이다. 반면 준영은 재능이 있지만 한번도 피아노 치는걸 즐긴 적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의 만남은 서로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줄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케미의 시너지도 기대가 된다.

이 과정에서 송아와 준영 캐릭터는 다소 답답한 감도 있다. 둘은 힘든 순간 함께 하지 못했다. 물론 현실은 그들의 아픔을 쉽게 치유해줄 정도로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13회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과감한 발언을 하고 입장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해온 모습중 가장 단호하고 용기 있는 행보였다.

송아는 자신을 체임버 단원이 아닌 총무를 맡겨준 이수경(백지원 분) 교수에게 체임버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고, 박준영의 오피스텔 앞에서 만난 이정경(박지현 분)에게는 “아무리 친구라도 오해받기 좋은 시간이에요. 여기 안 오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준영도 정경의 피아노 반주를 그만두고, 다시는 보지 말자고 선언하며 관계를 정리했다.

어찌 보면 사이다 행보일 수 있지만, 기자의 마음은 개운하지가 않다. 그것은 송아-준영의 감정선을 기대하는 시청자에게는 이들의 서사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게 느낄텐데, 작가는 오히려 그 둘의 서사를 필요한 만큼만 주는 것 같다. 종반에 이를 때까지도 송아와 준영의 꽁냥꽁냥은 별로 없었다.

그것은 작품 전체를 끌고가야하는 작가에게는 ‘지엽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래식 음악학도들의 현실 문제를 거시적이면서 미시적으로 바라보는 작가는 정경의 서사에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정경의 서사가 송아보다도 훨씬 더 세밀하게 그려지고 있다. 10년 사귄 남친 현호(김성철 분)에게 결별을 통보하고, 송아와 사귀고 있는 준영에게도 여전히 만남의 기득권(?)을 요구하는 있는 게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정경의 아픔이다.

정경의 서사중에는 죽은 엄마 이야기, 경후재단과 이사장, 이 곳에서 도움을 받아 외국에서 피아노를 공부했고 이후에도 계속 부채의식에 시달리는 준영의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서사에 비해 송아의 이야기는 부족한 감이 있다. 그의 개인과 가족이야기는 딱 필요한 만큼만 그려진다. 그러다보니 송아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의 반복인 것처럼 보여진다. 송아의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송아가 늦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는 이유로 대접받지 못하고, 체임버 단원이 아닌 총무가 되어야 하는 현실, 이 고구마를 시원하게 날려보낼 그 뭔가를 기대하면서 본다. 하지만 음대 출신인 류보리 작가는 그런 사이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송아와 준영이 일과 사랑에서 사이다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래 그거야” 하는 느낌은 줬으면 좋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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