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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사] 미·중 갈등 바이든 후보도 예외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이 11월 미국대선에 악재가 될지, 승기를 잡는 계기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감염 자체가 코로나 방역을 소홀히 한 결과로 비칠 수밖에 없어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도 격차가 10%포인트로 늘어난 것으로 발표했다. 승자 독식 구조인 미 대선 결과는 스윙 스테이트(부동층이 많은 주)에서의 표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앞으로 4주 동안 이들 중서부지역에서 선거운동이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만에 입원했던 월터리드군병원을 떠나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74세의 고령에 과다체중으로 코로나 고위험군이지만 열도 없고 컨디션이 괜찮다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건강을 회복하고 유세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면 코로나 확진이 되레 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입원하거나 건강이 악화되면 정권을 내줘야 할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은 코로나와 대법관 임명 건 외 정책 토론이 보이지 않았고, ‘트럼프 대 반트럼프’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 1차 TV토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끼어들기와 상호 간에 감정적인 표현만 기억에 남을 뿐 정책에 대한 토론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10대 재선공약이 발표됐지만 지금까지의 정책에 코로나 극복과 일자리 창출 등 현재의 위기극복 프로그램을 더한 것이다.

대선에 도전하는 바이든의 공약 역시 코로나 대책과 환경 정책을 빼곤 눈에 띄는 내용이 많지 않다. 민주당전당대회(DNC)에서 바이든 후보 측은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과제로 미국 내 코로나 극복 및 경제재건을 들었다. 트럼프가 코로나 대응에 실패해 최악의 경기침체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핵심이었다. 바이든 진영은 트럼프 집권으로 악화된 미국의 사회와 경제를 이전 상황으로 돌려놓겠다는 의미에서 “Build Back Better”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을 망친 것으로 비판하고 오바마-바이든 시절 경제실적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샌더슨 등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정책이 트럼프 정책보다 나은 것(Better)으로 보고, 자신이 부통령으로 일했던 오바마 대통령 시절로의 회귀(Build Back)를 주장하고 있다.

외교통 경력에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와의 차별화되는 통상 정책 공약을 내기 어려웠다. 통상 정책에서 눈에 띄는 차이점은 우방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가 우방국에도 안보 규정(232조)을 무리하게 적용해 미국의 고립화를 초래했지만 자신은 우방과의 연대를 굳건히 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영국·케냐와의 무역협정, WTO 개혁 등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경제 또는 안보 행동에 실질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하고 긴장만 조성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대중국 강경정책을 풀 것이라는 언급을 한 적 없다.

몇 가지 차별화를 시도할 것을 밝히고 있지만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의 통상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중국에 대한 정책은 트럼프 정책보다 더 강경 기조를 보인다. ‘중국제조 2025’ 정책의 부당성을 언급하고 있고, 미국이 중국에 뒤진 이유를 과학기술 분야 투자를 소홀히 한 점에서 찾고 있다. 자신이 승리하면 대중국 압박 정책을 지속하면서 연방정부의 투자 확대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4조달러에 해당하는 투자 및 정부 조달 실시, 3조달러 연구·개발(R&D) 투자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놓겠다는 것이다.

11월 대선 승리자가 누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보다 더 험한 미-중 관계를 맞을 수 있다. 우방국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대중국 전선에서 입장을 확실히 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누가 승리하든 미 대선 이후 세계 경제질서는 또다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부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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