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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직절벽병풍서 임진적벽길까지…한반도 태초의 지질과 인간 문명의 조화 ‘한눈에’
‘백의리층’·비정형 ‘클링커’도 볼만
매운탕·산채보리밥 등 먹거리 다양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곳에 형성된 아우라지 배게용암.
한탄강 민물매운탕. 연천의 장어는 고려-조선 왕실에 납품됐다.

연천의 첫 주인 호모 에렉투스(160만년전~25만년전 생존)는 오스트랄루피테쿠스보다 똑똑하고 모험심이 강했으며, 불을 사용할 줄 알았다.

100만년 시계를 빨리돌리면, 동진하던 호모 에렉투스는 베이징원인을 황하강 일대에 떨구고, 가장 모험심 강한 자들 만이 유라시아 동쪽 종점 한반도 중에서도 산과 강이 좋은 연천에 정착해 수십만년을 산다. 이후 주민은 화산폭발, 빙하기를 거치면서 호모사피엔스로 통일된다. 많은 분석이 진행된 70만년전~1만년전 연천 사람들은 검치호랑이와 패권을 다투고, 영리한 몰이사냥을 통해 털매머드와 코뿔사슴을 사냥했다.

확인된 인간 문명은 70만년전 흔적이라도, 지질은 확인된 것만으로도 14억년전 것이다. 은대리 판상절리(와상절리)와 습곡구조의 기반암은 14억년전 고생대에 형성된 것이다.

전곡읍 신답마을 좌측 수호신이라는 뜻의 좌상바위는 높이 60m 산(山) 만한 바위인데, 중생대 백악기 말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다. 그 앞은 사주가 형성돼 여행자에겐 ‘육지의 백사장’ 역할을 한다. 주변엔 고생대-중생대-신생대층이 엉킨 모습도 발견된다. 그래서 이 일대는 지구과학 통합교과서로 불린다.

높이 40m, 길이 1.5㎞에 달하는 수직절벽 병풍, 임진상 주상절리는 100만년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용암이 오목한 지점에 쌓였다가 가운데가 침식으로 무너지면서 ‘U’자형 강이 된 것이다.

전곡읍 신답리 아우라지베개용암(천연기념물 제542호)은 50만~12만년전 한탄강을 흐르던 용암이 절리와 바위 사이 좁은 틈으로 치약 짜듯 나오다가 갑자기 차가운 영평천 물과 만나 베개 처럼 굳어진 것이다. 바다가 아닌 내륙지역의 강가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매우 희귀한 자료이다.

청산면에는 20~30m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 아래에 용암이 닿지 않고 암석화 되지 않은 모래층이 분포하는데 가수 인순이가 태어난 이 마을 이름을 본따 학술적으로 ‘백의리층’이라 부른다. 신생대 4기 화산활동 이전의 지층이다. 화산폭발 당시 옛 하천 모래자갈이 용암과 엉키면서, 콘크리트 반죽 같이 만들어낸 비정형 ‘클링커’도 고문리 등 연천 곳곳에서 나타난다.

유네스코 지질공원 지정 취지에 맞게 한반도 태초의 지질과 인간 문명이 조화를 이룬 이곳의 진면목을 보다 널리 공유하기 위해, 김광철 연천군수 등이 강사로 나서 군민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올해 해설사 교육에는 지역외 일반국민에게도 참가자격을 줬다.

21세기 연천의 민관은 통일의 의지를 담아 평화누리길을 만든다. 임진적벽길은 호로고루-당포-은대리 등 고구려 3개성-고려의 종묘 숭의전-조선-현대의 유적과 볼거리를 엮었다. 통일이음길 길목의 로하스파크에는 습지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전곡와 연천읍내에선 매운탕을, 백마고지와 가까운 신탄리역 주변에선 더덕오리와 산채보리밥을 즐길 수 있다.

양수시설 개발 이후 비로소 쌀 농사가 가능해진 현무암 평야는 2020년 10월, 14억년된 지질을 뒷배 삼아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현무암인데도 평야로 만드는 노력은 제주도 배울만 하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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