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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의혹으로 얼룩진 사필귀정을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검찰이 2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휴가특혜 논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단순 해프닝이란 얘기다. 8개월간 그렇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들끓었던 논란치고는 허탈감이 들 정도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가 내린 결론은 서씨 휴가는 모두 ‘정상적’이었다는 것이다. 구두승인과 병가명령 누락, 증빙서류의 부재 등은 하나같이 당시 부대의 관행을 감안할 때 특별한 상황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기에다 모든 휴가연장이 서씨 본인 대신 추 장관의 보좌관을 통해 이뤄진 점도 역시 단순문의와 절차안내였으니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당연히 군무이탈, 미복귀, 외압 등으로 고발됐던 주요 피고발인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추 장관은 “근거없고 무분별한 정치 공세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면서 “불필요한 정쟁에서 벗어나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필귀정”이라며 검찰의 수사결과에 반색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검찰의 수사로 강제미봉됐지만 검찰은 물론 추장관에도 큰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추 장관은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됐다. 애초부터 “아픈 자식을 위한 과도한 모정”이었다며 이해를 구했으면 이렇게 커질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아들 휴가 문제가 제기된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휴가 연장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 “사적인 일을 보좌관에게 시키지 않았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추 장관과 보좌관이 관련 문제로 카카오톡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그것도 추 장관이 직접 보좌관에게 지원장교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진행상황을 보고받기까지 했다.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자신의 허언과 관련해선 일언반구없이 검찰개혁만 되뇔 뿐이다.

검찰의 부담은 더 크다. 결론을 미리 정해둔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검찰 내부에서조차 보강 수사 필요성이 제기됐을 정도다. 실제로 검찰은 비고발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쪽으로만 판단의 초점을 맞췄다. B대위가 “27일에 복귀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했음에도 ‘27일에 복귀하라’고 들었다는 서씨의 말만 받아들였다. 보좌관이 서씨의 부탁을 받아 휴가 관련 일을 처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대로 받아들여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에서 벗어난 것도 마찬가지다.

의혹으로 얼룩진 사필귀정을 국민이 납득하긴 어렵다. 도대체 검찰개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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