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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경제는 최악, 재계는 사면초가…나몰라 하는 정치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0.9%포인트 감소했다. 6월(4.1%) 7월(0.1%) 증가하면서 혹시나 했던 반등 기대감이 석 달 만에 다시 꺾인 것이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64를 기록했다. 4월 51일 저점으로 5개월 연속 상승했던 BSI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기업실적도 최악이다. 한국은행이 분석한 2분기 국내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0.1%나 줄었다. 2015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다. 감소폭이 1분기의 5배에 달하고 6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3분기는 더 나쁠 가능성이 크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최근 코로나19와 실적악화로 국내 대표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주는 한국의 민간 비금융기업 22곳 중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기업은 한 곳도 없고 ‘부정적’인 회사가 13개나 된다. 부정적 등급인 기업은 향후 2년 내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경제는 안 좋은 데 엎친 데 덮친 격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기업들은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기업규제 3법’에 이어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까지 입법예고하면서 사면초가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상황 속에 해외투기세력에 유리한 법안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합리적인 주장조차 정치권에서는 흘려듣고 있다. 법률가들도 위헌소지가 있다는데 여야 막론하고 국회에서 통과시킬 채비만 갖추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재계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경청한다면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틈만 나면 정부와 정치권이 규제혁파를 얘기하지만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강력한 규제법안 통과가 눈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경제위기 극복의 선봉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결국 기업들이다. 정치권이 재계의 목소리에 귀를 막으면서 경기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기업규제법안들을 이렇게 서두를 일인가. 재계의 입장을 충분히 청취하고 필요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입법을 하면 될 일이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이 재계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추석연휴 중 국민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그러면 정치권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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