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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대출 막차행렬 사흘 새 1조…카뱅 전격 금리인상
21~23일 9764억원 늘어
차입한도 확보에 마통 활용
내달초 빅히트 청약 수요도
카뱅, 최저금리 0.15%p↑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주춤하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마이너스통장이 적극 동원되고 있다. 신용대출 한도축소와 금리상승이 예상되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까닭이다. 내달 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자금 마련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신용대출 금리 평균이 가장 낮은 편이던 카카오뱅크는 25일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기준 강화의 선봉에 섰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18일 이틀 연속 감소하던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이번 주 들어 다시 늘어났다. 18일 125조6926억원이던 잔액은 21일 126조336억원으로 증가한 후 23일에는 126조6690억원으로 사흘간 9764억원 급증했다. 지난 14일부터 16일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이 폭증했던 수준과 비슷한 규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자 5대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비대면 회의를 갖고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낮출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은행들의 신용대출 영업도 위축됐다.

하지만 개인들이 기존에 개설했던 마이너스 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4대 은행의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은 21일부터 23일 동안 3211억원 불어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 신용대출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이면서 고객들이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반 신용대출 상품보다 한도대출의 경우 금리가 0.5% 정도 높다. 그럼에도 정부의 규제 전 마이너스통장으로 대출한도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통장은 한도 내에서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만 쓸 수 있다. 3~4일만 필요한 공모주 청약 자금 마련에도 안성맞춤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이날 주력 대출상품인 직장인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최저금리를 연 2,01%에서 2.16%로 인상했다. 5000만원을 1년 만기(만기일시상환)로 빌렸다고 가정할 경우 매달 내는 이자는 8만3750원에서 9만원으로 늘어난다. 연간 총이자로 따지면 7만5000원 증가한다.

카카오뱅크는 기준금리(금융채 3개월)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식으로 최종 대출금리를 책정해 왔다. 이번 조치는 가산금리 구간 하단선만 상향했다. 상단(5.92%)은 유지했다.

카뱅 관계자는 “1등급 우량고객의 적용금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집계를 보면 카뱅이 지난해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32%로 전달(2.49%)보다 떨어졌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주요은행(국민·신한·농협·하나) 대출금리가 대부분 높아진 것과 대비됐다. 이번 조정으로 카뱅과 평균 대출금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카뱅 총여신(잔액)은 18조3257억원이다. 신용대출은 14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80%가 넘는다.

신용대출이 다시 늘면서 이르면 추석연휴 직후 금융당국의 대책이 공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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