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고객이 주문하지도 않은 물건, 빅데이터로 예측해 미리 보낸다”
“거주지·구매이력 분석으로 고객 마음 읽어내는 시대”
서울대 조성준 교수, 생산성본부 ‘CEO 북클럽’ 강연

〈주문하지도 않은 물건이 어느 날 드론으로 내 집 앞에 배달된다. 이 때 스마트폰엔 ‘원치 않으면 반송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뜬다. 하지만 곧 사야 할 상품이라 반품하지 않는다. 내 계좌에서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아마존이 하려는 사업이다. 이런 ‘예측배송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도 냈다. 고객의 마음을 읽는 일, 이제 빅데이터로 가능해졌다.

서울대 조성준 교수(산업공학·사진)는 24일 ‘빅데이터가 바꾸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이런 강연을 했다. 한국생산성본부(KPC) 주최로 서울 밀레니엄힐튼에서 열린 ‘CEO 북클럽’에서다.

조 교수는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얻어낸 인사이트를 활용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품개발·품질예측·수요예측·고객관계관리(CRM)·인적자원관리(HR)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품질예측 사례로 ‘보르도 와인’을 들었다. 그간 사람이 와인의 맛을 예측해 왔으나 이제는 빅데이터를 통해 와인의 품질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양질의 와인이 만들어진 해외기후를 분석해 와인 품질예측 공식이 만들어졌다. 이를 토대로 포도 생산시점부터 10년 후 와인의 가격, 맛을 예측해낸다고 조 교수는 전했다.

CRM 사례로는 아마존, 하라스 카지노호텔 등이 꼽힌다.

아마존은 실제 예측배송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고객이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다는 게 확인되면 고객이 주문·결제를 하기도 전에 드론으로 배송한다. 이 때 고객에게 ‘원치 않으면 반송하세요’라는 메시지를 함께 보낸다. 고객이 반품신청을 하지 않으면 등록된 계좌에서 자동 결제되는 방식으로 거래가 성립된다.

조 교수는 “이같은 사업이 성공하려면 고객의 90~95%가 반송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알아야 하고, 고객의 구매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마존은 거주지, 과거 구매이력 등을 기반으로 이를 추정해낸다”고 소개했다.

또 하라스 카지노호텔은 주고객층인 은퇴한 노인이 적절한 금액의 돈을 잃도록 관리해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회원별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추정한다. 고객이 잃은 금액이 이에 가까워지면 음료수를 가져다주거나 쿠폰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넘지 않도록 관리한다.

조 교수는 “소비자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며 “소비자에게 생각을 묻지 말고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빅데이터가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에서 빅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려면 ‘빅데이터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데 이러면 100% 실패한다”며 “어떤 가치를 창출하기를 원하는지부터 이를 위해 필요한 인사이트, 이를 얻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역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