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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공정’을 자처하는 권력과 ‘큰 도둑’의 도리

  • 기사입력 2020-09-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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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도둑을 막기 위해 튼튼한 금고를 마련한다. 금고를 통째로 들고 갈 정도의 큰 도둑이라면 어떨까? 오히려 튼튼한 금고가 도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작은 도둑을 경계하지만 사실 큰 도둑에 당하는 게 더 치명적이다. 장자(莊子) 외편 거협(상자를 연다) 얘기다. 법을 어기며 남의 물건을 빼앗은 것은 작은 도둑이지만, 법과 제도로 백성을 수탈하는 것은 큰 도둑이다. 물건을 훔친 자는 범죄자에 그치지만, 나라를 훔치면 왕이 되는 법이다.

여당과 정부에서 내놓은 개혁법안들이 잇따르고 있다. 강자를 견제하고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강(强)자는 악(惡)한 자, 약(弱)자는 선(善)한 자라는 행간이 읽힌다. 악하면 강하고, 선하면 약한 것일까? ‘강약’을 ‘악강’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공정은 공명정대의 줄임말이다. 모두를 위함(公)과 바름(正)만 강조되지만, 사실 잘 살피고(明)와 넓게 이해한다(大)는 뜻도 품고 있다. 어려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을 위해선 안 된다. 월급 생활자도, 중견·대기업도 코로나19 등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덜 어려우니 돕지 않겠다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도, 덜 어려우니 더 부담을 지라는 식의 접근은 옳지 않다.

자영업이나 소상공인이 어려운 이유는 코로나19 때문도 있겠지만, 자체 경쟁력이 한계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 상품과 서비스가 부족해서 어려워진 경영을 나라가 나서 도울 순 없다. 경쟁력이 부족한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베이버 부머’세대의 은퇴 급증 탓이 크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서까지 우리 경제의 위협요소로 꼽을 정도다. 노후 소득복지가 약하니 먹고살기 위해 장사에라도 뛰어드는 사례가 많다. 은퇴자들이 ‘서툴게’ 장사에 뛰어드는 것을 줄이는 게 자영업자에 일회성 지원금을 주거나 돈을 싸게 빌려주는 것보다 근본적인 처방책이 아닐까?

집으로 돈 벌 생각 말라고 하고, 주식 투자에도 세금을 더 늘리는 정부다. 돈 빌릴 능력이 커서 돈 많이 빌리는 것을 규제하려고도 했다. 나라가 하는 일들에 세금으로 돈을 내는 이들을 나쁜 사람들로, 규제의 대상으로 몰아 괴롭히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민주주의도 좋지만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큰 원칙이 훼손되어서는 곤란하다.

공자(孔子)도 가혹한 세금은 호랑이 보다 무섭다고 했다. 나라가 큰 도둑이 될 수 있다고 경계한 장자는 춘추시대 대도(大盜) 도척의 입을 빌려 ‘도역유도(盜亦有道·도둑에게도 도리가 있다)’를 주장했다.

우선 도둑질을 할 상대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성(聖)이다.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남보다 먼저 도둑질을 시작하는 것을 용(勇), 맨 나중에 나오는 것을 의(義)라고 했다. 눈치 보지 말고, 필요한 정책을 펼치고 끝까지 책임을 지려는 태도다. 훔칠 물건이 과연 훔쳐도 되는지의 가부(可否)를 판단하는 것이 지(知)다. 넘지 말아야 한 선은 넘지 않는 지혜다. 도둑질한 물품의 평균 분배가 인(仁)이다. 이왕에 훔친 물건은 여럿을 위해 제대로 써야지. 특정개인에 이익이 쏠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나라가 국민에 큰 도둑이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왕 큰 도둑이 됐다면 최소한의 도리라도 지켜 의적(義賊) 소리라도 듣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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