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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희라의 동방불패]코로나 진앙 중국…언택트 공산품으로 돈번다
관련 제품 주요 생산국
수요 늘어나 수출 급증
가동율 넘어 생산 확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코로나19 대유행의 발원지인 중국이 코로나 덕분에 세계 공장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전자제품과 의료보호 장비, 재택 용품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저렴한 중국산 수입이 크게 늘면서다.

다른 나라에서 코로나가 여전히 확산하고 있던 4월 중국의 공장들은 이미 정상을 회복했다. 이 덕분에 중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월 18%까지 올라갔다. 특히 의료기기와 전자제품 수출이 크게 늘었다. 8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42억달러(약 39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2018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이 다른 수출국보다 빠르게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중국의 제조업이 코로나 시대에 유리하다는 점도 중국 수출 회복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세계 각국의 병원과 비대면시대가 원하는 물건들의 주요 생산국이다.

이번 코로나로 미국과 유럽이 생산하는 보잉과 에어버스 같은 고가의 수출품이나 사치품 수요는 크게 위축됐다. 중동 역시 석유 수요 부진으로 타격을 입었다. 반면 중국이 주로 만드는 개인 방호용품, TV·스피커·노트북과 같은 전자제품, 가정 생활용품 수요는 급증했다.

중국 남부 광저우의 한 가정용 사우나를 생산하는 업체는 최근 수출 주문이 배 이상 늘었다. 주문이 쇄도하면서 이 회사는 50명을 더 고용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주요 소비처인 미국이나 임금이 싼 베트남으로 공장 이전을 계획했던 한 스피커 생산업체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국 잔류를 선택했다. 수출 물량도 늘었을 뿐 아니라 중국 은행으로부터 저리 융자를 지원받으면서다.

거대한 노동자원과 고효율의 인프라를 갖춘 중국이 국영 은행의 지원까지 퍼붓자 그간 미중무역 전쟁으로 꺾인 ‘메이드인차이나’의 위상을 회복하는 사례들이다.

코로나를 틈탄 중국 제조업의 권토중래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 쿠이즈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에서 선두를 회복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맞긴 하지만, 이를 계기로 수출시장에서 선두를 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처음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중국산을 수입하던 국가들이 기술력에 매료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는 ‘중국 제조 2025’를 국가 핵심 정책으로 지정하고 첨단 제조업과 의료기기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쿠이즈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을 아무리 압박해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을 축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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