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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온 노출 ‘독감 백신’ 괜찮을까…“일부 폐기되더라도 접종 대란은 없을 것”
독감 백신, 밀봉 용기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게 원칙
백신 업계 “독감 백신은 온도에 덜 민감한 사백신”
“올 해 물량 충분해 일부 폐기되어도 부족하지 않아”

22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서 북구보건소 직원들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연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일부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접종해도 되는지, 혹시 문제가 발생해 해당 백신을 폐기해야 한다면 접종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에선 다만, 일부 물량이 폐기되더라도 올 해에는 충분한 양의 백신이 확보된 상황이어서 접종 대란의 혼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은 약 250만명분으로 일부 위탁 배송 업체가 냉장차를 통해 백신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기준 온도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원래 독감 백신은 차광된 상태에서 2∼8℃로 동결을 피해 냉장 보관하는 게 원칙이다. 유통할 때도 ‘콜드체인’이라고 불리는 냉장 상태가 잘 유지돼야만 백신 효과를 볼 수 있다. 높은 온도에서 백신을 보관하면 백신의 주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 함량이 낮아지면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해 제조하는 사백신으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독화한 생백신에 비해 온도에 덜 민감하긴 하지만 적정한 온도에서 보관·유통돼야 한다.

제조사들은 백신이 일정 시간 상온에 있어도 효능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백신을 실온(25℃)에서 6개월 동안 놔뒀을 때 효능을 유지했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다만 이는 다른 변수가 반영되지 않은 테스트 결과일 뿐”이라며 “하지만 독감 백신은 사백신으로 온도에 덜 취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독감 백신은 배송 과정에서 일부 기사들이 냉장차의 문을 한참 열어두거나, 판자 위에 박스를 쌓아두고 확인 작업을 하면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상온에 노출된 시간이 얼마나 길었냐는 것이다. 상온에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백신 효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식약처는 구체적인 노출 시간과 정도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기간은 약 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백신 제조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에 큰 혼란까지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극단적으로 폐기까지 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본다”며 “혹 폐기가 된다 하더라도 일부 문제가 된 물량만 폐기가 되고, 문제가 없다고 나온 제품들은 다시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올 해는 사상 최대 물량의 독감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백신 접종률 자체가 10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물량이 폐기되어도 원래 접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맞을 양은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만에 하나 상온에 노출된 백신 모두를 폐기하더라도 이미 독감 백신 생산라인에서 다른 제품을 생산 중이어서 올 해 추가 생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올 해는 독감 백신 물량이 충분히 공급됐기 때문에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이 폐기되더라도 일부 접종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뿐 접종 대란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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