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영상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벽(한국시간, 현지시간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 “한국 정부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방역물품을 나누며, ‘이웃’의 범위를 ‘국경’ 너머로 넓힘으로써 방역과 경제를 함께 지켜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한국 국민들은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지켰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4년 연속으로 유엔총회에 참여해 기조연설을 했다. 올해 유엔총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K-방역 경험을 공유하면서 “한국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방역의 3대 원칙으로 삼았고,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됐다”며 “‘다자주의’ 또한 한국의 공동체 정신과 결합해 ‘모두를 위한 자유’라는 새로운 실천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한국이 오늘,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는 힘은 인류가 만들어온 가치, 유엔이 지켜온 가치들”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를 이겨낼 답은 멀리 있지 않다”이라며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헌장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다자주의’를 통해 더욱 포용적인 협력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코로나 이후의 유엔은 보건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더 넓게 확산시켜야 한다”며 “올 한해 각국이 벌여온 코로나와의 전쟁은 어떤 국가도 혼자만의 힘으로, 또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위기를 이겨낼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 위기는 인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세계 경제와 국제질서마저 변화시키고 있다”며 “75년 전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처럼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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