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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빌라가 그 빌라? ‘라면 형제’ 빠른 신고에도 ‘중태’ 이유는…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외벽이 17일 오전 검게 그을려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발생한 불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일주일 넘게 의식을 찾지 못 하고 있는 가운데, 이 형제가 화재 신고 당시 자신들이 사는 빌라의 이름과 동·호수를 정확하게 알렸으나 같은 이름을 쓰는 빌라가 인근에 여러 곳 있어 소방당국이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빌라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A(10)군과 B(8)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55초에 최초로 119에 신고를 했다.

이때 B군은 “살려주세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살고있는 빌라의 이름과 동·호수 등을 소방 당국에 알렸다.

소방당국은 B군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등을 토대로 신고 위치가 미추홀구 용현동인 것까지 파악했으나 같은 이름을 쓰는 빌라가 인근에 여러 곳이 있어 정확한 신고자의 위치는 특정하지 못했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용현동에 C빌라와 같은 이름을 가진 곳은 모두 4곳으로 나온다.

형제의 집과 직선거리로 불과 170m가량 떨어진 곳에 미추홀소방서 용현119안전센터가 있었지만, 소방당국의 1차 출동대로 편성되지 못했다.

용현119안전센터가 신고 직후 출동했다면 1∼2분 정도면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이유로 소방 당국이 당시 위치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당일 오전 11시18분18초 다른 주민 신고를 받은 뒤에야 정확한 사과 위치를 확인해 용현119안전센터 등을 현장에 출동하도록 했다.

용현119안전센터가 도착한 시간은 최초 신고 후 4분이 넘게 지난 11시 21분이었다. 통상 신고 접수에서 지령까지 30초∼1분이, 지령 후 실제 출동까지는 30초∼1분이 걸린다.

좀 더 빨리 신고 위치가 특정됐더라면 형제를 보다 더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었으리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당시 화재로 크게 다친 초등생 A군 형제는 이날 현재도 서울 모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형제는 화상뿐 아니라 화재 당시 검은 연기를 많이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여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빌라 이름만 아는 상황에서 최대한 신속히 출동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최초 신고 후 현장 도착까지 4∼5분이 걸린 것을 출동이 지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A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의 2층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일어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여파로 등교하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외출한 엄마가 없는 집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변을 당했다.

A군 형제와 어머니는 기초생활 수급 가구로 매달 수급비와 자활 근로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A군 형제에 대한 후원 문의와 온정의 손길이 관계 기관에 이어지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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