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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 끓이다 중태' 초등생 형제, 母 아동학대 혐의로 3차례 신고

화재 현장 모습. [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

[헤럴드경제=뉴스24팀]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는 바람에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어머니가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30)씨를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B(10)군과 C(8)군 형제를 신체적으로 학대하거나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2018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A씨가 아이들을 방치해놓는다"는 내용의 이웃 신고가 3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첫 신고 당시 가정 내 환경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고 모친을 상담했으나, 3번째 신고 이후 방임 학대를 우려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또 인천가정법원에 어머니와 아이들을 격리해달라는 피해아동 보호명령을 청구한 결과 법원 측은 지난달 말 A씨는 6개월, B군 형제는 12개월 동안 상담을 받으라는 보호처분 판결을 내렸다.

법원 측은 격리보다 아동보호기관에서 심리 상담을 받는 것이 맞다며 이 같은 처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들 가족에 대한 상담이 이뤄지지 않던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서 B군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던 중 불이 나 형제가 모두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A군 형제는 4층 빌라 중 2층에 있는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119에 화재 신고를 했지만, 워낙 다급한 상황이어서 집 주소를 말하고는 "살려주세요"만 계속 외쳤다.

소방당국은 A군이 말한 빌라 이름이 같은 동네에 여러 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휴대전화 위치 추적 끝에 화재 장소를 파악하고 진화 작업을 벌여 10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B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고, C군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다쳐 위중한 상태다.

어머니와 함께 인천도시공사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던 A군 형제는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 자활 근로비, 주거 지원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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