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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해임 vs 못 물러나…최악 치닫는 ‘인국공’
국토부, 감사결과 토대로 해임 건의
청년층 불만 무마 ‘꼬리 자르기’ 지적
구본환 “법인카드 의혹 이미 해소” 반발

이른바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로 청년세대의 분노를 자아낸 인천공항공사가 구본환 사장의 해임 추진 논란으로 또 다시 시끄럽다.

정부는 구 사장에 대한 감사 결과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돼 해임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공사의 보안검색 요원 직고용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정부의 공정성 리스크 극복을 위해 꼬리를 자르려다 논란만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국토부·인천공항공사 등을 종합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구 사장의 여러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여, 문제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최근 구 사장의 해임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고, 내주 중반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열려 구 사장의 해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행적 논란으로 1년이 지난 후에 해임을 추진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고 본다. 정부가 최근 인천공항 정규직 직고용 논란에 따른 청년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구 사장을 희생양 삼으려 한다는 해석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시절 특혜 휴가와 청탁 논란 등으로 최근 정부는 공정성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공기업 기관장 해임은 수사와 감사 결과, 경영평가, 비위 등 사유가 있을 때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표면적으로 거론되는 해임 사유는 구 사장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국토부 감사다.

이 모든 해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구 사장의 주장이다. 인천공사는 2019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양호인 ‘B등급’을 받았다.

구 사장은 지난 6월 비정규직인 공사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회사 안팎의 큰 반발을 샀다.

구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날 명분과 이유가 없다”며 부당한 해임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향후 거취 문제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4월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을 갑질 논란 등 이유로 공운위를 통해 해임했다. 하지만 그는 ‘부당한 해임’이라며 법적 대응을 벌이고 있다.

구 사장은 이날 오전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토부에서 최근 자진 사퇴를 하거나 또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임 절차를 밟을 지를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기에는 명분과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카드 사용건 등으로 공기업 사장 해임을 추진하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법인카드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태풍이 지나가 기상특보가 해제된 이후로 전화도 받을 수 있도록 대기 중이었다”며 “이미 작년 국정감사에서 소명하고 법적인 문제가 없는 걸로 밝혀졌다”고 했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2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 도중 태풍 미탁 상륙으로 감사가 중단된 이후 그날 저녁 경기도 안양 사택 인근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썼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성실히 수행(?)해 온 구 사장이 정부의 국면전환용 카드의 희생양이 될 지, 기사회생 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구사장 해임건으로 인국공 사태는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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