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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뿔난 벨라루스 시민, 15만명 거리로
대선불복 시위 5주째 이어져

옛 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에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불복 시위가 5주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강압적인 진압작전까지 펼쳐지면서 반발한 시위대의 물결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와 북동부 도시 비텝스크, 서부 도시 그로드노 등에서는 15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대선 불복 시위를 벌였다. 옛 소련 이전 벨라루스의 깃발을 든 시위대는 “우리는 그(루카셴코 대통령)가 나라를 팔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는 루카셴코 대통령 편에 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앞서 지난 8월 초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에서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승리하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행정력을 동원해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선거 감시단 수를 제한하는 등 불법 선거를 벌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위가 확산된 이후, 반발을 누르기 위한 정부의 과도한 대응이 시위의 불씨를 키웠다. 영국의 가디언 등에 따르면 12일에는 전경들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그들을 바닥에 쓰러트리고 끌고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민스크에서는 이날만 114명의 시위대가 체포돼 구속 명령이 떨어졌다.

또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야권단체 조정위원회 소속 멤버들을 납치, 추방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조정위 간부 마리아 콜레스니코바가 복면을 쓴 남성에게 납치됐다는 증언이 나온 이후 현재 내부무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또 다른 멤버인 맥심 즈나크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한편 루카셴코 대통령은 14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다.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지 여부가 관심사다.

가디언은 “푸틴은 루카셴코를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오랫동안 생각해왔고, 러시아 민심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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